2016년 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언론의 당파성은 기사 문장뿐 아니라 정치인을 보여주는 사진에도 나타났을까. Wanyu Chung, Duiyi Dai, Robert J.R. Elliott는 2026년 European Economic Review에 발표한 연구에서 이 질문을 이미지 분석으로 확장했다. 연구진은 2016년 2월 21일부터 8월 31일까지 영국 주요 전국지 7곳이 게재한 브렉시트 관련 이미지 64,089장을 수집해 정치인의 얼굴 표정과 사진의 배경·주변 장면을 분석했다. 그 결과 뚜렷한 시각적 당파성은 주로 타블로이드에서 나타났으며, 특히 대표이미지와 핵심 정치인에게 집중됐다. 국민투표 이후에는 이러한 패턴이 대부분 사라졌다.
분석 대상은 The Daily Mail, The Express, The Sun, The Telegraph, The Mirror, The Guardian, Financial Times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의 기사 분류 결과를 이용해 신문의 친탈퇴·친잔류 성향을 0에서 1까지의 연속 지수로 만들었다. Mirror가 가장 친잔류적인 0, Express가 가장 친탈퇴적인 1에 해당한다. 정치인의 얼굴은 Amazon Rekognition으로 분석했다. 최종 분석 대상은 27명의 정치인과 19,288개의 얼굴이었다. 시스템은 행복, 평온, 놀람, 혼란, 혐오, 분노, 공포, 슬픔 등 8개 감정을 측정했고, 행복과 평온을 긍정 감정으로, 나머지를 부정 감정으로 분류했다. 이를 바탕으로 긍정 점수에서 부정 점수를 뺀 -100~100 범위의 ‘종합 감정 점수’를 만들었다. 회귀분석에는 정치인 고정효과와 신문 고정효과를 포함해 정치인 개인의 표정 특성과 신문사의 일반적인 사진 편집 성향을 통제했다.
결과는 타블로이드에서 뚜렷했다. 국민투표 이전 전체 이미지를 대상으로 했을 때 신문의 당파성 지수가 0에서 1로 이동하면 친탈퇴 정치인의 종합 감정 점수는 친잔류 정치인에 비해 19.279점 높아졌다. 종합 점수 전체 범위의 약 10%에 해당하는 차이다. 친탈퇴 신문은 친탈퇴 정치인을 더 평온한 모습으로 보여주고, 분노하거나 혼란스러운 모습은 상대적으로 덜 선택했다. 즉 편향은 같은 편 정치인을 적극적으로 ‘좋게’ 보여주는 방식뿐 아니라 불리한 표정을 덜 사용하는 방식으로도 나타났다.
이 차이는 독자가 가장 먼저 접하는 대표이미지에서 더 컸다. 전체 이미지의 효과가 19.279점이었던 데 비해 대표이미지에서는 24.537점으로 증가했다. 본문 이미지에서도 15.599점의 차이가 나타났지만 대표이미지보다 작았다. 대표이미지에서는 친탈퇴 정치인의 분노·공포·슬픔·혼란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이는 시각적 편향이 무작위적인 사진 선택이라기보다 편집상 중요도가 높은 공간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음을 보여준다.
모든 정치인이 같은 정도의 편향을 경험한 것은 아니었다. Nigel Farage는 친탈퇴 신문으로 이동할수록 종합 감정 점수가 상대적으로 35.664점 높아졌고 Michael Gove는 26.887점 높아졌다. 반대로 친잔류 진영의 David Cameron은 20.423점, Jeremy Corbyn은 19.760점 낮아졌다. Boris Johnson은 예외였다. 그는 신문의 성향과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표정으로 묘사됐고, 종합 감정 점수에서 유의한 당파적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이 Johnson, Farage, Gove, Cameron, George Osborne, Corbyn 등 여섯 핵심 인물을 모두 제외하자 나머지 정치인에게서는 종합 감정 점수의 유의한 편향이 사라졌다. 시각적 편향이 캠페인의 상징적 인물에게 집중됐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얼굴 표정뿐 아니라 사진의 배경과 주변 장면도 분석했다. 정치인의 얼굴을 흐리게 처리한 뒤 Vision Transformer 기반 모델을 이용해 배경·조명·색채·사물 등이 전달하는 맥락적 감성을 측정했다. 감성 분류용 자료 1,646장으로 전이학습한 모델의 테스트 정확도는 90.3%였다. 타블로이드의 국민투표 이전 전체 이미지에서 신문이 친잔류에서 친탈퇴로 이동하면 친탈퇴 정치인의 맥락 감성 점수는 상대적으로 2.392점 상승했다. 대표이미지에서는 그 차이가 8.685점으로 커졌지만 본문 이미지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브로드시트에서도 얼굴과 맥락 모두에서 타블로이드와 같은 일관된 편향이 확인되지 않았다.
시간의 흐름도 중요했다. 타블로이드의 시각적 편향은 국민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약해졌고, 투표 이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대부분 사라졌다. 이는 관찰된 편향이 신문사에 고정된 사진 스타일이라기보다 캠페인 기간의 정치적 경쟁과 연결돼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놀람 감정을 제외하거나 각 감정을 하나씩 제거하고, 다른 당파성 지표와 공식 캠페인 기간만 사용해 다시 분석해도 핵심 결과는 유지됐다.
다만 이 연구가 “사진 편향이 브렉시트 결과를 바꿨다”고 입증한 것은 아니다.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언론이 정치인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묘사했는지이며, 그것이 실제 유권자의 태도나 투표행동을 변화시켰는지는 분석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연구의 함의는 분명하다. 미디어의 정치적 편향은 무엇을 쓰느냐에만 있지 않다. 어떤 표정을 고르고, 어떤 배경에 정치인을 배치하며, 어떤 이미지를 대표사진으로 내세우느냐도 정치적 메시지가 될 수 있다. 특히 타블로이드의 대표이미지와 핵심 정치인에게 편향이 집중됐다는 결과는 현대 정치커뮤니케이션에서 이미지를 텍스트와 별개의 분석 대상으로 다룰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 논문: https://doi.org/10.1016/j.euroecorev.2026.10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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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보도는 사진에서도 편향됐나…AI가 포착한 타블로이드의 ‘시각적 당파성’
엄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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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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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탈퇴 타블로이드는 같은 진영 정치인을 더 긍정적인 표정과 장면으로 묘사
출처: European Economic Review
엄기홍 기자 | theaipen.officia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