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119대 미국 의회에서 발의된 반도체 공급망 및 희토류 공급망 법안들을 대상으로 경제안보 입법을 실제로 움직이는 의원 네트워크가 무엇인지 분석한다. 미국의 경제안보 정책은 대통령의 전략 기조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산업보조금, 세액공제, 수출통제, 공급망 안정화처럼 의회의 입법 권한이 필수적인 영역에 속한다. 논문은 반도체와 희토류라는 두 핵심 공급망 의제를 통해 경제안보 입법이 단순히 민주당과 공화당의 초당적 합의로 설명될 수 있는지, 아니면 특정 의원 네트워크와 지역구 이해관계의 결합으로 설명되어야 하는지를 검토한다. 분석 결과, 118대 의회에서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신설된 중국특위가 반도체와 희토류 법안 공동발의에서 가장 두드러진 역할을 수행한 반면, 전통적인 상임위원회 산하 소위원회들은 큰 영향력을 보이지 못했다. 또한 반도체 코커스와 핵심광물 코커스는 모든 경제안보 법안에 균등하게 참여한 것이 아니라, 세액공제처럼 지역구 산업 이해관계가 뚜렷한 법안에만 선택적으로 적극적인 공동발의 참여를 보였다. 이는 경제안보 입법이 국가전략이라는 거시적 담론만으로 작동하지 않으며, 의회 내부 네트워크의 성격과 의원 개인의 지역구 이해관계가 함께 작동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미국 대외정책 연구는 오랫동안 백악관과 행정부의 전략 변화에 주목해왔다. 전통적 안보정책이나 관세정책처럼 신속한 결단과 외국 정부와의 협상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대통령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정당양극화가 심화된 미국 정치에서 의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는 행정명령이나 선언 같은 대통령 단독행위는 대외정책 추진의 중요한 수단이 되어왔다. 그러나 경제안보 정책에서는 대통령의 권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경제안보 전략은 반도체 보조금, 배터리 산업 지원, 수출통제, 대외투자 심사,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처럼 재정 지출과 통상 규제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헌법상 재정 지출과 통상 규제는 의회의 핵심 권한이므로, 경제안보 정책이 안정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의회 입법이 필수적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일부 정책 수정 시도 역시 별도의 입법 절차를 필요로 했다. 이 점에서 경제안보는 대통령 중심의 대외정책 분석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의회가 정책을 어떻게 수용하고, 어떤 의원들이 법안을 설계하며, 어떤 네트워크가 공동발의와 의제설정을 주도하는지가 핵심 문제가 된다. 이 연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경제안보라는 국가적 의제가 의회 내부에서 어떤 정치적 구조를 통해 법안으로 전환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정당양극화가 심화되었음에도 미국 의회에서는 중국 견제를 둘러싼 경제안보 의제에 대해 초당적 합의가 비교적 쉽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반도체 공급망 강화, 첨단기술 유출 방지, 희토류 공급망 안정화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게 중요한 안보·산업 의제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초당적 목표 공유가 곧 입법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의회는 535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집합적 기관이며, 경제안보 입법은 법안 연구, 설계, 조율, 협상이라는 높은 정치적 비용을 수반한다. 특정 법안이 통과되면 그 편익은 국가 전체와 산업 전반에 넓게 배분되지만, 입법 과정에 투입되는 비용은 소수 의원에게 집중된다. 따라서 다수 의원은 원칙적으로 정책 목표에 동의하더라도 실제 입법 과정에서는 무임승차하거나 제한적으로만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어떤 의원들이 정치적 자산을 얻을 수 있는가이다. 지역구 산업과 법안이 밀접히 연결되어 있거나, 관련 산업단체와 연계되어 있거나, 특정 정책영역에서 명성을 쌓을 수 있는 의원들은 입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유인을 갖는다. 이러한 의원들은 공식 위원회, 특별위원회, 코커스, 이념 계파 같은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법안 공동발의와 의제설정에 개입한다. 이 연구는 경제안보 입법을 초당적 합의의 결과로만 보지 않고, 집합행동 문제 속에서 특정 의원 네트워크가 어떻게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는지를 분석한다.
반도체 공급망은 미국 경제안보의 대표적 의제이다. 반도체는 인공지능과 첨단산업의 핵심 부품이지만, 생산과 소재 공급망은 동아시아에 크게 의존한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와 고대역폭 메모리 생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일본은 고순도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 같은 핵심 소재에서 강점을 갖고 있으며, 대만은 최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 지위를 갖고 있다. 미국에도 마이크론, 글로벌파운드리스, 솔베이, 듀폰 같은 기업들이 존재하지만, 미국의 성장하는 반도체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특히 파운드리는 미국 반도체 공급망의 취약한 고리로 지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0년대 중반 이후 민주당과 공화당은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필요성에 공감하였다. CHIPS for America Act, Endless Frontier Act, CHIPS and Science Act, Building Chips in America Act 등은 반도체 생산 보조금, 투자 세액공제, 연구개발 지원, 환경심사 신속화 등을 통해 미국 내 반도체 제조 역량을 강화하려는 입법적 시도였다. 논문은 이러한 반도체 입법이 초당적 협력을 보여주지만, 그 초당적 협력이 모든 의원 네트워크에서 동일하게 나타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반도체 의제에서 실제로 누가 공동발의를 주도했는지를 확인해야 경제안보 입법의 정치적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희토류 공급망은 반도체와 비슷하게 경제안보의 핵심이지만, 정치적 성격은 더 복잡하다.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 같은 희토류 자석 재료는 전기차와 배터리뿐 아니라 정밀유도무기, 레이더, 첨단통신, 고효율 전기모터 등 국방기술에도 필수적이다. 문제는 중국이 희토류 채굴, 정제, 자석 제조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희토류 수요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며, 그중 큰 비중이 중국에서 나온다. 중국은 이러한 지위를 미국과의 관계에서 레버리지로 활용해왔다. 미국 의회는 이미 2010년대 초반부터 희토류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법안을 추진했다. 민주당은 희토류 대체 소재 개발, 채굴 및 정제 역량 증대, 공급망 다변화, 민간투자 대출 보증 등을 담은 법안을 제안했고, 공화당은 희토류 국내 개발을 위한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환경심사 완화에 초점을 맞춘 법안을 제안했다. 초기에는 초당적 지지가 일부 형성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희토류 개발은 환경오염, 정부개입, 재정지출을 둘러싼 당파적 갈등의 대상이 되었다. 반도체에 비해 희토류 입법이 더 쉽게 균열을 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연구는 반도체와 희토류를 함께 분석함으로써 경제안보 입법이 의제의 성격에 따라 다른 네트워크 동학을 보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연구가 주목한 첫 번째 네트워크는 전통적인 상임위원회 산하 소위원회이다. 미국 의회에서 상임위원회와 소위원회는 정책 전문성과 관할권을 바탕으로 법안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반도체 법안은 과학·기술위원회의 연구 소위원회와 에너지·통상위원회의 통상 소위원회에서 다루어졌고, 희토류 법안은 과학·기술위원회의 에너지 소위원회와 천연자원위원회의 에너지·광물자원 소위원회와 연결되었다. 그러나 논문은 이들 전통적 소위원회가 반도체와 희토류 공급망 법안에서 일관된 공동발의 주도력을 보이지 못했다고 분석한다. 소위원회 구성원들의 이념 분포가 넓고, 하나의 경제안보 의제에 집중하기보다 과학기술, 환경, 통상, 자원개발 등 다양한 정책을 동시에 다루기 때문이다. 예컨대 반도체 관련 소위원회 소속 의원들 중 일부는 특정 법안에 공동발의자로 참여했지만, 네트워크 전체가 결집해 입법과정을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희토류 관련 소위원회도 마찬가지로 일부 의원의 참여는 있었지만, 소위원회 자체가 핵심 네트워크로 기능했다고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제도적 관할권이 곧바로 입법 영향력으로 전환되지 않는다는 점이 여기에서 드러난다.
두 번째 네트워크는 중국특위이다. 중국특위는 118대 의회에서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정보 공개 문제, 공급망 불안정, 첨단기술 경쟁이 부각되면서 공화당 내부에서 중국 견제 목적의 특별위원회 설립 요구가 제기되었고, 이후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초당적 형태의 특위가 구성되었다. 중국특위는 기존 상임위원회와 달리 특정 산업이나 특정 관할권이 아니라 중국과의 전략 경쟁이라는 단일 의제에 집중한다. 논문은 이 점이 중국특위를 반도체와 희토류 공급망 입법에서 강력한 네트워크로 만들었다고 본다. 중국특위 구성원들은 상대적으로 중도적인 성향을 보이며, 중국 견제라는 공통 목표를 공유한다. 특히 반도체 공급망에 관심을 보여온 의원들이 특위에 다수 참여하면서 기존의 입법 협력 경험이 특위 내부 네트워크로 이어졌다. 분석 결과 중국특위 소속 여부는 반도체와 희토류 법안 공동발의 참여를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안보 입법에서 공식적 관할권보다 이슈 집중성과 네트워크 응집력이 더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특위는 제도적 권한이 제한적일 수 있음에도, 공동의 위협 인식과 정책 목표를 바탕으로 의제설정에서 실질적 역할을 수행했다.
세 번째 네트워크는 의원들의 자발적 정책 모임인 코커스이다. 반도체 분야에는 첨단기술 코커스와 반도체 코커스가 있고, 희토류 분야에는 희토류 코커스와 핵심광물 코커스가 존재해왔다. 코커스는 상임위원회처럼 공식 관할권을 갖지는 않지만, 의원들이 지역구 산업, 정책 관심, 사회경제적 배경을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강한 선택적 유인을 갖는다. 반도체 코커스에는 실리콘밸리, 실리콘 포레스트, 텍사스 오스틴 등 반도체 및 첨단기술 산업과 관련된 지역구 의원들이 참여한다. 핵심광물 코커스에는 희토류 광산 지역 의원보다 희토류를 활용하는 반도체, 배터리, 방위산업 지역구 의원들이 다수 참여한다. 논문은 코커스가 모든 경제안보 법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반도체 코커스와 첨단기술 코커스는 반도체 설계 세액공제와 같은 STAR Act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반도체 유출 방지나 수출통제 성격이 강한 법안에는 상대적으로 약한 참여를 보였다. 핵심광물 코커스도 희토류 자석 생산 세액공제를 다룬 Rare Earth Magnet Security Act에는 적극적이었지만, 동맹과의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을 다루는 DOMINANCE Act에는 큰 영향력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코커스가 국가전략보다 지역구 이해관계가 분명한 법안에서 더 강하게 작동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네 번째로 검토된 네트워크는 이념 계파와 초당적 중도 모임이다. 민주당에는 신민주연합, 의회진보연합, 청견민주가 있고, 공화당에는 공화당연구위원회, 프리덤 코커스, 메인스트리트파트너십이 존재한다. 이념 계파는 당내 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반도체와 희토류 같은 특정 경제안보 의제에서 일관된 영향력을 보이지는 못했다. 또한 초당적 중도 협력을 표방하는 문제해결자연합도 일부 법안에서 보조적 역할을 보였을 뿐, 전반적으로 반도체와 희토류 입법을 주도하지는 못했다. 이는 이념 계파가 특정 정책영역에 특화된 네트워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념 계파는 정부재정, 규제, 환경, 산업정책, 대중국 전략처럼 여러 차원의 쟁점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며, 특정 법안에 대해 강한 결집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반면 중국특위는 중도적 의원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문제해결자연합과 유사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 견제라는 단일한 의제와 양당 주류 계파 의원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 차이가 중국특위와 중도 이념 계파의 입법 영향력 차이를 만들어낸다.
이 연구의 분석 설계는 법안 공동발의 여부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법안 공동발의는 미국 의회에서 법안의 정치적 지지 기반과 입법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다. 공동발의자가 많을수록 법안은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위원회 회부와 본회의 통과 가능성도 높아진다. 특히 초당적 공동발의는 입법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 연구는 119대 의회 개원부터 2026년 1월 말까지 발의된 반도체와 희토류 관련 법안 중 공동발의자가 20명 이상인 주요 법안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반도체 법안으로는 STAR Act, Chip Security Act, AI OVERWATCH Act가 포함되었고, 희토류 법안으로는 Rare Earth Magnet Security Act와 DOMINANCE Act가 포함되었다. 이 법안들은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 하나는 세액공제를 활용해 국내투자를 유도하는 법안이고, 다른 하나는 국제관계와 수출통제를 통해 공급망을 안정화하려는 법안이다. 분석단위는 개별 하원의원이며, 특정 의원이 해당 법안의 공동발의에 참여했는지를 더미변수로 코딩하였다. 독립변수로는 중국특위, 관련 소위원회, 코커스, 이념 계파, 문제해결자연합 소속 여부가 포함되었다. 또한 DW-NOMINATE를 통해 의원의 이념 성향을 통제하고, 연속 당선 횟수와 지역구 산업 이해관계도 통제하였다. 종속변수가 더미변수이므로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사용했고, 주 단위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혼합효과 다층모형을 활용하였다.
분석 결과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중국특위는 반도체와 희토류 법안 공동발의에서 가장 일관되게 중요한 네트워크로 나타났다. 반도체 관련 STAR Act, Chip Security Act, AI OVERWATCH Act에서 중국특위 변수는 강한 설명력을 보였고, 희토류 관련 DOMINANCE Act에서도 높은 영향력을 보였다. Rare Earth Magnet Security Act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효과가 나타났는데, 이는 해당 법안이 희토류 개발 세액공제를 직접 다루면서 환경오염과 산업지원이라는 당파적 쟁점을 더 강하게 포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둘째, 전통적인 상임위 소위원회들은 예상과 달리 공동발의 참여에서 일관된 영향력을 보이지 못했다. 이는 공식 관할권과 전문성이 존재하더라도 이념적 분산이 크고 의제 집중성이 낮으면 네트워크 결집력이 약화될 수 있음을 뜻한다. 셋째, 코커스는 지역구 이해관계가 선명한 법안에만 선택적으로 적극성을 보였다. 반도체 코커스와 첨단기술 코커스는 세액공제 법안에 반응했고, 핵심광물 코커스도 희토류 자석 생산 세액공제 법안에 반응했다. 그러나 수출통제, 동맹 공급망, 국가안보 중심 법안에는 코커스의 영향력이 제한적이었다. 이 결과는 경제안보 입법이 국가전략과 지역구 정치가 결합된 선택적 참여 구조 속에서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연구의 함의는 미국 경제안보 입법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꾼다는 데 있다. 경제안보는 흔히 국가 간 경쟁, 미중 전략갈등, 첨단산업 패권 경쟁의 관점에서 설명된다. 그러나 의회 입법 과정에서는 이러한 거시적 갈등이 곧바로 법안 통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의원들은 정당, 이념, 위원회, 지역구, 산업 이해관계, 정책 명성이라는 다양한 동기를 갖고 행동한다. 중국특위는 미중 전략 경쟁이라는 외생적 위협 인식이 의원 네트워크 형성과 공동발의 행동을 촉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코커스는 국가전략 의제도 지역구 산업 이익과 연결될 때 더 강한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통적 소위원회의 약한 영향력은 제도적 관할권만으로 입법 리더십을 보장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경제안보 입법은 정당 간 합의의 존재 여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떤 네트워크가 의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어떤 의원들이 그 의제에서 정치적·지역구적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며, 그 네트워크가 얼마나 응집력 있게 공동발의를 조직하는지가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이 연구는 미국 의회 연구, 경제안보 연구, 미중 전략경쟁 연구를 연결하는 분석틀을 제공한다.
다만 이 연구는 119대 의회를 중심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장기적 변화까지 충분히 설명하려면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반도체와 희토류 공급망 입법은 2010년대 초반부터 이어져 왔고, 초기에는 광범위한 초당적 합의가 형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희토류 개발과 같은 일부 의제는 환경, 정부개입, 재정지출을 둘러싼 당파적 갈등으로 인해 초당적 합의가 약화되었다. 이와 비교할 때 반도체는 산업정책과 안보정책이 결합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초당적 협력의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장기적 변화 속에서 118대 의회 중국특위의 설립과 119대 의회 경제안보 법안 공동발의 주도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 과거 위원회별 노동분업 속에 분산되어 있던 입법 활동이 경제안보 영역에서는 중국 견제라는 단일 의제를 중심으로 더 집중적이고 조직화된 형태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연구는 중국특위가 실제 법안 통과와 정책 집행까지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상원에서는 유사한 네트워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반도체와 희토류 외에 배터리, 인공지능, 바이오, 양자기술 같은 다른 경제안보 영역에서도 비슷한 네트워크 동학이 나타나는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의 결론은 명확하다. 미국 경제안보 입법은 단순한 초당적 합의의 결과가 아니라, 중국 견제라는 전략적 의제를 중심으로 형성된 의원 네트워크와 지역구 이해관계가 결합된 정치 과정이다. 중국특위는 반도체와 희토류 공급망 법안에서 공동발의를 주도하는 핵심 네트워크로 기능했지만, 전통적인 상임위 소위원회는 제도적 전문성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입법 주도력을 보이지 못했다. 코커스는 경제안보 전체가 아니라 세액공제와 산업지원처럼 지역구 이익이 분명한 법안에서 선택적으로 참여했다. 따라서 미국 의회의 경제안보 입법을 이해하려면 정당 양극화나 초당적 합의라는 거시적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의원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그 네트워크가 어떤 정책 목표를 공유하며, 의원들이 어떤 지역구 이해관계를 통해 선택적으로 참여하는지를 함께 보아야 한다. 이 점에서 반도체와 희토류 사례는 경제안보 시대 미국 의회정치가 제도적 위원회 중심에서 이슈 중심 네트워크와 지역구 기반 참여가 결합된 형태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논문: https://doi.org/10.21051/PS.2026.04.34.1.39
💬 AI PEN 콘텐츠 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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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안보 입법은 누가 움직이는가
엄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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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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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희토류 법안으로 본 중국특위, 코커스, 소위원회의 역할 차이
출처: 평화연구
엄기홍 기자 | theaipen.officia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