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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고봉 기대승 탄신 500주년 기념 페스티벌 논의 본격화

서대원 기자 | 2025.08.26 | 조회 10

광주시의회 정책토론회 통해 호남학·한국학 확장과 정신문화 자산의 현대적 재해석 강조

광주광역시의회 박수기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산5)은 8월 25일 광주시의회에서 고봉숭덕회와 함께 ‘2027년 고봉 기대승 탄신 500주년 기념 페스티벌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조선 성리학의 대표 학자인 고봉 기대승(1527\~1572)의 사상과 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전국적 규모의 문화축제로 승화시키자는 취지로 열렸다. 학계와 문화계 전문가들은 고봉 철학의 현대적 의미와 한류 시대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로서의 가치 확산 방안을 논의하며, 지역 정체성을 넘어 세계적 담론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제시했다.

2027년은 퇴계 이황과의 ‘사단칠정 논쟁’으로 잘 알려진 고봉 기대승의 탄신 500주년이 되는 해다. 고봉은 성리학의 분수령을 세운 학자로 평가되며, 학문·문장·의리 삼절로 불린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단순한 학술적 기념이 아닌, 정신문화 자산을 활용한 전국적 문화 페스티벌로 승화하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는 광주와 호남이 가진 철학적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시민과 공유하고, 나아가 한류 열풍 속에서 세계적 정신문화 담론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발제에 나선 전남대 윤리교육과 김기현 교수는 고봉이 단순한 성리학자가 아니라 실천적 철학자였음을 강조했다. 그는 고봉이 제시한 ‘행동하는 선비’의 삶과 ‘기-세-사’의 철학적 원칙이 오늘날 민주사회 시민과 공직자들에게 책임 의식을 환기시키는 지침이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는 고봉 철학을 단순히 과거 학문의 영역에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 사회 규범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어 전남대 호남학과 김경호 교수는 고봉 철학을 ‘보편학’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성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전통 유학과 현대 인문학, 로컬연구를 아우르는 새로운 학문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고봉학이 세계적 담론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보았다.

토론 과정에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고봉 철학의 현대적 재맥락화를 강조했다. 전남대 철학연구교육센터 이향준 교수는 유교가 더 이상 국학의 지위를 갖지 못한 현실에서, 고봉과 월봉서원 같은 문화자산이 사회적·공적 역할 속에서 의미를 새롭게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제기했다. 노성태 남도역사연구원장은 고봉의 가장 큰 매력을 퇴계와의 논쟁에서 보여준 ‘아름다운 도전’으로 규정하며, 이를 통해 오늘날 지역 갈등을 넘어 신뢰와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학문적 논쟁을 단순히 역사적 사건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가 직면한 갈등 해소의 자산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고봉숭덕회 장복동 이사는 ‘보편학으로서의 고봉학’이 호남학과 한국학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전망하며, 이를 위해 지자체·대학·문화기관이 연계하는 ‘호남학 거버넌스’ 구축을 제안했다. 이는 학술 논의에 머물지 않고 제도적 틀을 마련함으로써 장기적 확산을 도모하려는 시도다. 광주광역시 전은옥 문화체육실장은 로컬·디지털 융합 전략의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학문적 담론이 일반 시민과의 소통에서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대중화, 현대어 해설, 교육 연계 등을 통해 시민이 쉽게 접근하고 실천적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보완책을 제시했다. 이 같은 지적은 학술적 가치와 대중적 공감 사이의 간극을 해소해야 한다는 현실적 과제를 드러낸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한 박수기 시의원은 고봉 탄신 500주년을 세계적 한류 흐름 속에서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를 발견하고 확장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호남 지역이 가진 철학적 전통을 시민과 공유하고, 이를 전국적·세계적 차원에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광주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는 단순히 지역 문화행사를 넘어 국가적 문화정책의 일환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평가된다.

고봉 기대승 탄신 500주년 기념 페스티벌은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니라,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를 발굴하고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세계에 발신하는 문화전략으로 기획되고 있다. 다만 학술적 언어와 대중적 접근성 사이의 괴리를 해소하는 것이 선결 과제로 지적된다. 향후 광주시의회와 지자체, 학계, 문화기관이 거버넌스를 구축해 장기적 추진체계를 마련할 경우, 이번 제안은 국가적 문화정책으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2027년까지 2년여의 준비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입법적·행정적 지원을 통해 전국 규모의 축제로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서대원 기자 | aipen.dwse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