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025년 5월 20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정당선택도우미’ 개편판을 공개하고, 21대 조기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 및 주요 후보의 정책 입장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개혁신당, 민주노동당이 응답을 제출했으며, 국민의힘은 ‘아직’ 응답하지 않았다. 개편된 시스템은 유권자와 정당 간의 이념적 거리 계산 방식을 도입해 정책 일치도를 정밀하게 분석한다.
경실련은 2004년부터 ‘정당선택도우미’를 운영해 왔으며, 기존에는 각 정책문항에 대한 찬반 입장을 단순 비교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런 단순화된 구조는 유권자와 정당 간 이념적 차이를 입체적으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2025년 조기대선을 계기로 경실련은 분석 체계를 전면 개편하였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각 문항을 좌우 이념 스펙트럼 상의 좌표로 배치하고, 유권자와 정당 간의 ‘거리’를 수치화하는 방식이다. 각 정책문항은 RILE 지표를 기반으로 한 국제 표준 13개와 한국 사회의 구조적 갈등을 반영한 17개 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좌우 균형을 고려해 각각 15문항씩 구성되었다.
응답 방식도 ‘매우 찬성~매우 반대’의 4단계로 세분화되었으며, 좌 기준 문항의 경우 매우 찬성은 +2점, 우 기준 문항의 경우 매우 찬성은 -2점으로 계산된다. 이 기준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22점으로 중도 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15점으로 중도 보수,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55점으로 극진보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미응답 처리되어 분석에서 제외됐다.
정책별로 보면 이념 성향의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원전 확대’ 문항에서 이준석 후보는 매우 찬성, 이재명 후보는 반대, 권영국 후보는 매우 반대를 나타냈다. ‘차별금지법’ 제정 여부에 대해서도 이준석은 매우 찬성, 이재명은 유보, 권영국은 매우 찬성 입장을 밝혀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응답은 각 정당의 정책철학이 드러나는 핵심 이슈들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민주노동당은 국유화, 공공복지, 차별금지, 노동권 보장 등 거의 모든 문항에서 매우 진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반면 개혁신당은 원전 확대, 시장 자율, 노동시간 유연화 등 경제 및 안보 이슈에서 보수적 경향이 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진보 성향이긴 하나, 일부 문항에서는 중도적 입장을 취해 유연한 정책 스펙트럼을 보였다.
정당선택도우미는 이번 선거에서 일회성 도구에 그치지 않는다. 경실련은 유권자 정책 성향 데이터를 익명화해 축적하고, 이를 통해 시계열적 분석을 수행할 계획이다. 정당별 응답은 선거 후에도 경실련 홈페이지에 공개되며, 정당의 공약 이행 여부를 평가하는 자료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정당선택도우미’는 단순한 유권자 정보제공 플랫폼을 넘어, 데이터 기반 정치지형 분석, 정당의 책임 정치 유도, 공공 감시 기능 수행 등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극단적 진영 대결을 넘어 정책 중심의 책임 선거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향후 모든 선거에 이번 개편된 도우미 시스템을 반복적으로 적용하여 장기적 정치지형의 흐름을 추적할 계획이다. 특히 정당과 후보의 정책 변화 및 공약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정책 기반의 유권자 선택을 촉진함으로써 제도정치 전반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고자 한다. 국민의힘처럼 응답을 거부한 정당에 대해선 “공공적 책무 회피”라는 지적과 함께, 유권자에 대한 무응답이 정치적 책임 회피로 기록될 수 있다는 경고가 뒤따랐다.
경실련은 이를 기반으로 유권자 정보 접근권을 확대하고, 정치적 자율성을 강화하며, 장기적으로 공익적 정치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21대 대선에서 ‘정책’을 중심으로 한 선거가 실현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당선택도우미는 경실련 홈페이지 또는 아래 링크에서 누구나 직접 참여할 수 있다.
- 경실련 홈페이지: https://ccej.or.kr
- 참여 링크: https://ccej.or.kr/surveys/questionnaires/2d2947d6cd20/feedback
- 요약 주소:
https://tinyurl.com/votekorea2025
2025 조기대선, 유권자와 정당의 거리 좁히기 실험
엄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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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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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정당선택도우미’ 전면 개편… 이념 기반 정책 일치도 분석으로 선거문화 변화 시도
엄기홍 기자 | theaipen.officia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