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단위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1990년대생 청년층은 다른 세대에 비해 이성에 대한 배타적 태도가 유의하게 높았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비수도권과 비대도시 지역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청년 젠더 갈등은 단순한 세대 현상이 아니라 지역 간 사회경제적 기회 구조와 결합된 조건적 현상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젠더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반복되어 왔다. 그러나 청년 세대가 실제로 다른 세대에 비해 더 높은 갈등 수준을 보이는지, 그리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검증이 충분하지 않았다. 이 연구는 이러한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세대와 지역이라는 두 축을 결합하여 젠더 인식의 차이를 분석했다.
젠더 갈등은 특정 제도나 정책을 둘러싼 논쟁을 넘어 일상적 인식과 정체성의 문제로 확산되어 왔다. 특히 2010년대 이후 강남역 사건과 미투 운동 등을 계기로 젠더 이슈는 청년 세대 내부의 정치적 분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동해 왔다고 지적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청년 세대가 경험한 노동시장 경쟁과 온라인 정치화 환경은 이전 세대와는 다른 정치사회화 조건을 형성했다.
이 연구는 2024년 실시된 전국 단위 온라인 설문조사 자료를 활용하였다. 표본은 성별, 연령, 지역을 고려한 비례층화 방식으로 구성되었으며, 젠더 갈등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 ‘이성배타성’을 사용하였다. 이성배타성은 동성에 대한 호감도에서 이성에 대한 호감도를 차감한 값으로, 값이 높을수록 이성에 대한 상대적 배타성이 강함을 의미한다.
핵심 독립변수는 세대와 거주 지역이다. 세대는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1980년대생과 1990년대생을 구분하였고, 특히 노동시장 진입 시기에 젠더 담론의 확산을 경험한 1990년대생에 주목했다. 거주 지역은 대도시 여부, 수도권 여부, 서울 거주 여부 등 복수 기준으로 구분하여 지역 맥락의 조건 효과를 검증하였다.
분석 결과, 1990년대생 변수는 이성배타성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쳤다(β=0.542, p<.05). 반면 1980년대생 변수는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청년 세대 전체가 아니라 특히 1990년대생 집단에서 젠더 갈등이 두드러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연령이 낮을수록 이성배타성이 높아지는 경향도 확인되었다.
더 주목할 점은 지역 효과다. 대도시 거주 집단에서는 1990년대생 효과가 유의하지 않았으나, 비대도시 거주 집단에서는 1990년대생 변수가 유의한 정(+)의 효과를 보였다(β=0.706, p<.05).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한 분석, 서울과 서울 외 지역을 구분한 분석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반복되었다. 즉 1990년대생의 높은 이성배타성은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비수도권 및 비대도시 지역에서 조건적으로 강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가부장적 사회문화 인식과 여성 특혜 인식 변수는 특히 비수도권 지역에서 유의하게 젠더 갈등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적 기회 구조뿐 아니라 문화적 환경 역시 지역에 따라 상이하게 작동함을 시사한다.
이 연구는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젠더 갈등을 단순한 세대 특성이나 특정 성별 집단의 반발로 환원하기 어렵다고 본다. 오히려 수도권 중심의 발전 구조 속에서 비수도권 청년들이 경험하는 상대적 박탈감과 경쟁 인식이 동일 세대 이성을 직접적 비교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연구는 세대와 지역 간 상호작용 효과를 직접 추정하지 못한 한계를 인정하며, 향후 다층모형 분석을 통한 정교한 맥락 효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결국 이 연구는 청년 젠더 갈등이 단순히 가치관 충돌의 문제가 아니라, 세대적 경험과 지역 간 기회 구조의 격차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형성되는 조건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지역 불균형 완화와 청년 고용 안정 정책은 경제 문제를 넘어 사회적 긴장 완화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함의를 갖는다.
📄 논문: https://doi.org/10.23113/krpsa.2026.16.1.002
💬 정치학 읽기:
https://linktr.ee/aipen
1990년대생은 왜 더 배타적인가: 청년 젠더 갈등의 지역 조건
엄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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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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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효과인가, 지역 격차인가…수도권 밖에서 더 강해진 이성 배타성
출처: 한국지방정치학회보
엄기홍 기자 | theaipen.officia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