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26년 2월 23~24일 서울에서 브라질과 경제·보건·방송미디어 분야 협력을 연이어 추진하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체화했다. 2월 2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포럼’에는 브라질 룰라 대통령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 양국 정·재계 인사 300여 명이 참석해 첨단제조업·핵심광물·AI·소비재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총 6건의 민간 협력 MOU를 체결했다. 같은 날 정상 임석 하에 보건 협력 양해각서(MOU)가 체결돼 바이오헬스·디지털헬스·첨단치료제 등 미래 핵심 분야로 협력 범위가 확대됐다. 이어 24일에는 방송미디어 분야 간담회가 열려 브라질 ‘TV 3.0’ 프로젝트와 관련한 기술 협력과 콘텐츠 교류 방안이 논의됐다. 정부는 이를 계기로 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과의 협력을 고도화하고 시장 다변화 전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부와 브라질 외교부는 2월 2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브라질 비즈니스 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포럼에는 한국 측에서 산업통상부 장관과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126개사 기업인이 참석했고, 브라질 측에서는 룰라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 154개사 기업인이 참여하는 등 총 300여 명 규모로 진행됐다. 행사에서는 헬스·라이프스타일 및 창의산업, 농식품 산업, 첨단제조·전략광물 및 AI를 주제로 한 패널 토론이 이어졌고, 브라질 투자환경과 산업·통상정책을 소개하는 특별 세션도 마련됐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브라질이 한국의 남미 최대 교역·투자 파트너라고 평가하며, 한국은 자동차·조선·배터리, 브라질은 핵심광물·항공기·농식품 분야에서 상호보완적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양국 경제협력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안정적 통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TA) 협상 재개를 통한 통상 네트워크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 기조 확산 속에서 중남미 시장과의 제도적 연결고리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같은 날 오전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브라질 통상 및 생산통합 협약’이 체결돼 첨단산업, 공급망, 디지털, 그린경제 등 전략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이어 바이오·의약, 진단키트 등 분야에서 5건, 무역·통상 분야에서 1건 등 총 6건의 민간 협력 MOU가 체결돼 정부 간 합의를 구체적 사업으로 연계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단순한 선언을 넘어 기업 간 프로젝트 추진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보건 분야에서도 협력의 폭이 확대됐다. 2월 23일 이재명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한-브라질 보건 협력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이번 MOU는 2015년 체결 이후 변화된 보건환경과 정책 수요를 반영해 바이오헬스, 디지털헬스, 첨단 치료제 등 미래 핵심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주요 협력 분야로는 바이오의약품·백신 생산역량 강화, AI·원격의료 등 디지털 헬스 혁신, 종양학 등 첨단 치료제 연구 협력, 보건 인력 역량 강화 등이 포함됐다. 협약은 서명일로부터 5년간 유효하며, 별도 종료 통지가 없는 한 자동 연장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과 브라질 보건부 장관 간 양자 면담에서는 글로벌 보건 위기 대응을 위한 백신·의약품 생산역량 확충과 디지털 기술 기반 의료 시스템 혁신 필요성에 공감하고 정책 경험을 공유했다. 양국은 상호보완적 산업 구조를 바탕으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는 평가다.
방송미디어 분야에서도 협력 논의가 이어졌다. 2월 24일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은 브라질 통신부 장관 및 주한 브라질 대사와 간담회를 갖고 차세대 방송기술 협력과 콘텐츠 교류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브라질이 추진 중인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TV 3.0’ 프로젝트의 성공적 추진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는 초고화질(UHD) 영상 전송과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한 차세대 플랫폼으로, 한국의 상용화 경험과 기술 표준이 브라질 전송 표준으로 채택된 이후 안정적 구현을 위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양측은 OTT 확산 등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응해 기술협력 MOU 체결 방안도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이처럼 통상, 보건, 미디어를 아우르는 협력 확대는 단일 산업을 넘어 전략산업 전반에서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구조다. 첨단제조와 핵심광물 협력은 공급망 안정화와 직결되고, 보건·바이오 협력은 팬데믹 이후 글로벌 보건 안보와 산업 경쟁력 확보라는 과제를 동시에 겨냥한다. 방송미디어 협력은 디지털 전환과 문화콘텐츠 시장 확장이라는 장기 과제와 연결된다.
다만 과제도 존재한다.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 재개는 국내 산업 이해관계 조정이라는 정치적 변수를 동반한다. 보건 협력 역시 지식재산권, 데이터 거버넌스, 임상 협력 규범 정합성 등 세부 쟁점 조율이 필요하다. 방송미디어 분야에서는 기술 표준 정착과 현지 규제 환경 대응이 병행돼야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브라질은 남미 최대 시장이자 자원·인구·산업 기반을 갖춘 전략 거점이라는 점에서 협력 다변화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이번 정부 간 협약과 민간 MOU를 기반으로 경제협력 고도화와 시장 다변화를 위한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특정 지역 의존도를 완화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번 일련의 협력 조치는 정상외교를 계기로 통상·보건·미디어 전 분야에서 제도적 기반과 민간 프로젝트를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한-메르코수르 협상 재개 여부, 보건 협력 이행 점검 회의 개최, 방송기술 협력 MOU 체결 등이 후속 과제로 남는다. 정부가 공언한 시장 다변화 전략이 실질적 투자·수출 확대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남미 최대 시장 브라질과의 협력이 공급망 안정과 신산업 진출의 교두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향후 이행 과정이 관건이다.
한-브라질, 통상·보건·방송미디어 전방위 협력 확대…전략산업 중심 파트너십 고도화
박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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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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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포럼·보건 MOU·방송기술 협력 잇따라…시장 다변화·공급망 안정화 동시 추진
박혜신 기자 | aipen.hyes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