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AI PEN

한국 정치학의 ‘북한연구’ 20년, 담론은 분산되고 네트워크는 미약했다

엄기홍 기자 | 2026.01.26 | 조회 34

정치학 내 북한 관련 논문 1,171편 분석… 연구 확장은 있었지만 구조화와 통합은 부족

출처: 평화연구

출처: 평화연구

연세대 문예찬·황소희 연구진은 2002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정치학 주요 학술지에 게재된 북한 관련 논문 1,171편을 텍스트마이닝, TF-IDF, 네트워크 분석 기법으로 정량 분석했다. 분석 결과, 북한 연구는 외교·안보 중심에서 사회·문화·경제 분야로 확장되었지만 주제 간 구조적 연계성과 이론적 축적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자 간 협업 기반 역시 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이 연구는 ‘정치학의 저변’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정치학적 접근이 적용된 북한 연구를 포괄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한국정치학회보』, 『국제정치논총』, 『북한연구학회보』, 『통일정책연구』, 『한국과 국제정치』에 게재된 논문으로, 총 1,171편이다. 분석은 단어 빈도, TF-IDF, 동시출현 네트워크 분석 등을 통해 시계열적 흐름과 담론 구조, 학술 네트워크를 파악하고자 했다.

텍스트마이닝 결과에 따르면, 북한 연구는 초기에는 북핵 위기 등 외교안보 중심의 주제에 집중되었으나 점차 사회·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주제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주제 간 연결 구조는 약했고, 특정 시기에만 일시적으로 등장하는 키워드가 주를 이루었다. 이는 지속적인 이론 축적보다는 현안 대응적 연구가 중심이었음을 시사한다.

TF-IDF 분석 결과는 각 시기별로 특수하게 부상한 연구 관심사를 드러낸다. 예컨대 2000년대 중반에는 ‘개성공단’, ‘이산가족’ 등이, 2010년대 이후에는 ‘제재’, ‘도발’, ‘핵실험’ 등의 키워드가 나타났다. 이처럼 연구 주제는 시기별 외부 변수에 따라 변화해왔으며, 전체적으로 일관된 학술적 논의 축은 형성되지 못했다.

CONCOR 네트워크 분석 결과도 이 같은 분산적 경향을 보여준다. 연구자 간 협업이 활발하지 않았으며, 주요 개념 간의 응집력 있는 블록 구조 또한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북한연구가 여전히 개별 연구자 중심의 분절된 활동으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정치학 내에서 북한연구가 하나의 공동체적 지식 장(field)으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정책 개발 및 학문 후속세대 양성의 측면에서도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방향을 제언한다. 첫째, 북한연구의 이론적 축적이 필요하며, 개별 사건 분석에 그치지 않는 구조적 접근이 확대되어야 한다. 둘째, 정치학뿐 아니라 사회학, 경제학, 문화연구 등과의 학제 간 협업을 통해 연구의 확장성과 정합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셋째, 지속 가능한 연구자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제도적 지원도 요청된다. 특히 정부의 대북정책과 일정 수준 분리된 독립적 연구공동체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이 연구는 정치학 내 북한연구의 현재를 정량적으로 조망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다만 연구자 간 연결 구조와 개념 블록이 약하다는 분석 결과는 향후 정책 및 학문 발전을 위한 경고이자 과제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북한이라는 변수의 복합성을 고려할 때, 학문적 접근 역시 다층적이고 통합적인 방식으로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논문: https://doi.org/10.21051/PS.2025.12.33.3.41
유튜브: https://youtu.be/pnwSDcHMvnk
카카오톡 채널: http://pf.kakao.com/_lUxoen

엄기홍 기자 | theaipen.officia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