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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용객 10명도 안 되는 한강버스 무료 셔틀, 2년간 11억 원 투입된 행정의 공백

서대원 기자 | 2026.01.27 | 조회 15

반쪽 운항에도 유지된 셔틀버스, 손실 보전 구조가 낳은 서울시 교통행정의 구조적 문제

서울시가 운영해 온 한강버스 무료 셔틀버스 사업이 이용 실적과 운항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채 장기간 유지되면서 예산 낭비 논란이 제기됐다. 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소속 이영실 의원은 2026년 1월 27일, 한강버스가 2025년 11월 중순부터 마곡·여의도 구간만 운항하는 이른바 ‘반쪽 운항’ 체제로 전환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배가 뜨지 않는 압구정과 잠실 선착장을 대상으로 한 무료 셔틀버스가 두 달 이상 그대로 운영된 점을 지적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1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월 4,600만 원의 고정비가 투입된 이번 사업은, 서울시 교통행정의 판단 지연과 손실 보전 구조의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한강버스 무료 셔틀버스는 한강 수상교통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명분 아래 도입된 사업이다. ㈜한강버스는 잠실 3대, 압구정 1대, 마곡 2대의 셔틀버스를 운영하며, 한강버스 선착장과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보조 교통수단으로 해당 셔틀을 활용해 왔다. 그러나 한강버스의 실제 운항 여건이 변화했음에도 셔틀버스 운영 방식은 이에 맞춰 조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문제의 핵심은 2025년 11월 16일부터 한강버스가 마곡·여의도 구간만 운항하는 축소 체제로 전환됐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압구정과 잠실 선착장에서는 한강버스 운항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음에도, 해당 선착장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는 2026년 1월 21일까지 그대로 유지됐다. 이영실 의원은 이를 두고 “현실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늑장 행정”이라고 평가하며, 운항이 중단된 선착장에 셔틀버스만 계속 순환하는 상황 자체가 행정 판단의 실패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셔틀버스의 운영 방식 또한 한강버스의 이용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무료 셔틀은 평일 출근 시간대인 오전 6시 30분부터 9시까지, 퇴근 시간대인 오후 5시 30분부터 9시까지로 운행 시간이 제한돼 있으며, 주말과 공휴일에는 운행하지 않는 구조다. 여가·관광 수요가 중심이 되는 한강버스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시간대 중심의 셔틀 운행은 정책 설계 단계에서부터 수요 분석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의문을 낳는다. 운항 축소 이후에도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별다른 조정 없이 그대로 유지됐다.

실제 이용 실적은 이러한 우려를 수치로 확인시켜 준다. 서울시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월 기준 무료 셔틀버스의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10명 미만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업에는 매달 약 4,600만 원의 고정 비용이 투입됐으며, 연간 기준으로는 약 5억 5천만 원, 2년 계약 전체로는 총 11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구조였다. 이용 수요와 비용 간의 괴리가 명확함에도 사업 조정이 지연됐다는 점에서, 예산 집행의 효율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이영실 의원은 이러한 상황을 서울시 교통행정의 ‘이중 기준’ 문제로 해석했다. 서울시는 평소 시내버스 노선을 한두 정거장만 조정해 달라는 주민 민원에 대해서도 이용객 수와 비용 대비 효과를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하루 평균 이용객이 10명에도 못 미치는 셔틀버스에 대해서는, 실제 운항이 이뤄지지 않는 선착장을 포함한 노선을 두 달 넘게 유지했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이는 숫자에는 엄격하면서도 예산 집행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행정 관행을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판단 지연의 구조적 배경으로는 한강버스 운영 손실을 서울시 재정으로 보전하는 현재의 사업 구조가 지목된다. 운항이 축소되거나 이용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손실이 시 예산으로 보전되는 구조에서는 사업 효율성에 대한 긴장감이 작동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영실 의원은 이러한 구조 속에서는 사업을 신속히 조정하거나 중단해야 할 행정적 유인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이번 사안을 단순한 운영상의 실수가 아닌 제도적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의원은 연간 5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면, 이용 실적과 운항 현실을 기준으로 상시 점검하고 즉각적으로 조정하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무료 셔틀버스 중단 역시 적극적인 관리의 성과라기보다는, 그동안 누적돼 온 안일한 행정의 결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 이 의원의 시각이다. 접근성 개선이라는 정책 목표는 안정적인 운항이라는 전제가 충족될 때에만 의미를 갖는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다.

이번 한강버스 무료 셔틀 논란은 개별 사업의 실패를 넘어, 서울시 교통행정 전반의 점검 필요성을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손실 보전 구조 아래에서 사업 조정과 중단이 지연되는 문제는 향후 유사한 공공교통 사업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이영실 의원은 서울시가 한강버스 손실 보전 구조 전반을 재검토하고, 운항 중단이나 축소 시 계약 조정과 연계 교통수단 운영 기준을 명확히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향후 서울시의 대응과 제도 개선 여부는 공공교통 사업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대원 기자 | aipen.dwse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