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희 교수(국립외교원)가 발표한 「패전국에서 자랑스러운 일본으로: 일본의 정체성 전환과 청년층의 한반도 인식 변화」는 일본이 전후 ‘패전국’에서 ‘강한 일본’으로 전환하는 국가 정체성 변화와 함께, 청년층의 한반도 인식 변화 양상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는 일본 청년들의 인식 변화가 한반도와 동아시아 정세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다룬다.
아베 신조 정권은 패전 이후 일본의 정체성을 ‘가해국’ 및 ‘재해 다발국’으로 한정짓는 기존 담론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일본’, ‘강한 일본’, ‘자랑스러운 일본’으로 국가 정체성을 전환하려 시도했다. 이를 위해 아베 정권은 헌법 개정과 안보법제 개혁을 단행했고, 미일동맹 강화를 비롯해 대만과의 관계를 밀접히 하며, 중국을 견제하는 외교안보 전략을 강화했다.
특히 2015년,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 및 안보법제의 국회 통과를 통해 자위대의 역할을 확대했고, 청년층도 이에 동조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아베의 전략은 단순한 정치권의 슬로건에 그치지 않고, 일본 사회 전반에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국가 비전을 심었다. 이러한 정체성 전환은 일본 청년세대에게도 깊이 스며들며, 한반도를 둘러싼 인식 변화를 초래했다.
이 연구는 일본 청년세대의 한반도 인식을 경제·안보·문화 영역에서 분석했다. 일본 청년층은 과거세대와 달리 한국을 ‘과거의 식민지’로 보지 않고, K-팝·뷰티·패션 등 한류문화의 중심지로 인식하며 적극적 소비자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기성세대의 집착과 달리, 미사일·핵 문제를 직접적 안보위협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일본 청년세대가 자국의 국방력 강화 및 헌법 개정 필요성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경향으로 이어진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청년세대의 안보의식 고양을 바탕으로, ‘반격 능력’을 명시한 안보 3대 문서를 2022년 채택했다. 이로써 GDP 대비 국방비를 2%까지 상향 조정하고, 북한을 ‘가장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으로 규정하였다.
일본의 정체성 전환은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새로운 외교안보 역할을 가능케 하는 동시에, 청년세대의 미래 비전을 규정짓는 기제로 작용된다. 특히 일본 청년세대는 민주적 가치와 인권을 중시하며, 자국의 피해자 이미지를 내세우면서도 북한의 위협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
비교적으로, 한일 양국 청년세대는 서로의 문화를 경험하며, 과거사로부터 거리를 두는 공통점을 보인다. 그러나 일본 청년들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재난 및 안보위기 대응에서 자위대 강화와 헌법 개정의 필요성까지 수용하는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이는 일본 청년세대가 동아시아의 안보구조에서 ‘자국 우선주의’적 태도를 강화하는 한편, 문화적 교류를 통해 한국과의 우호적 연대를 병행하는 양면성을 보여준다.
오승희 교수는 일본 청년세대의 한반도 인식 변화가 일본의 외교안보 전략 및 한반도 통일논의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일본의 헌법 개정 논의가 가속화될 경우, 청년세대의 지지를 바탕으로 일본은 전후 국가정체성에서 벗어나 ‘자랑스러운 일본’으로서의 대외정책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베 이후에도 유지되고 있는 강한 국가상과, 청년세대의 안보의식 강화는 일본 국회에서의 헌법 9조 개정 논의를 더욱 활발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변화는 한반도와 동아시아 정세에도 중대한 함의를 지니며, 양국 간 협력과 갈등의 새로운 전환점을 예고하고 있다.
논문: 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12069805
유튜브: https://youtu.be/2k1JvEKTwd0
패전국에서 자랑스러운 일본으로: 일본 청년의 한반도 인식 변화
육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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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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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권이 이끈 일본의 국가 정체성 전환과 청년세대의 한반도 인식 변화

출처: 차세대 인문사회연구
육태훈 기자 | thhj015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