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AI PEN

트럼프 2.0 시대, 강대국 사이의 압박 속에서 떠오른 한중일 경제협력

엄기홍 기자 | 2026.02.04 | 조회 17

일방주의적 경제안보 전략 속, 한중일 FTA와 제도화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다

출처: 국가안보와 전략

출처: 국가안보와 전략

2025년,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미국은 전방위적 보호무역과 공급망 재편 전략을 강화했다. 이로 인해 한국, 중국, 일본은 동맹이면서도 동시에 압박의 대상이 되는 딜레마에 직면했다. 이 연구는 이러한 압력 속에서 세 나라가 공동의 위협을 인식하며 협력 가능성을 높이는 조건을 분석한다. 특히 경제안보 개념을 매개로 한중일 간 경제적 상호의존성과 협력의 제도화를 중심으로, 한국의 전략적 중재자 역할에 주목한다.

트럼프 2.0 시대는 보호무역주의를 넘어서 경제안보를 국가안보로 통합한 일방주의 전략의 강화로 특징지어진다. 미국은 무역 불균형을 빌미로 동맹국과 경쟁국을 가리지 않고 고율의 관세와 공급망 재편을 밀어붙였다. 이는 한국과 일본에게도 각각 25%의 상호 관세 부과로 이어졌으며, 이러한 조치는 단순한 무역 조치를 넘어 방위비 협상, 미군 주둔 문제까지 연계되어 안보-경제 연계 전략의 일환으로 작용하였다.

한중일 3국은 모두 미국과 강한 안보 및 경제적 유대를 가지고 있지만, 미국의 일방적인 압박은 세 나라 모두에 공통된 구조적 위협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위협은 외교적 선택의 자유를 축소시키고, 동아시아 지역 내 자율적인 경제질서를 모색해야 할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연구자는 이를 토마스 셸링의 ‘초점(focal point)’ 개념을 통해 해석한다. 미국의 압박이라는 외부 요인이 3국의 협력 촉발 조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가설을 제시한다. 첫째, 미국의 경제안보 정책이 3국의 공동 위협 인식과 경제적 상호의존성 인식을 촉진한다. 둘째, 공동 위협 인식이 높을수록 협력의 제도화 수준이 증가한다. 셋째, 촉진 요인이 클수록 협력 제도화 가능성이 커진다. 넷째, 제약 요인이 클수록 협력 제도화 수준은 저해된다.

특히 협력 제도화의 핵심 사례로 한중일 FTA 협상이 주목된다.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를 계기로 협력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후 ASEAN+3 체제에서 비공식 조찬을 시작으로 2008년 정례화되었다. 그러나 실질적 FTA는 정치체제 차이, 전략적 이해관계 충돌, 국내 정치 변수 등으로 수차례 지체되었다.

2025년 ASEAN+3 외교장관회의와 한일정상회담에서 한중일 FTA 재논의가 부상했다. 중국은 미국의 압박에 대응할 역내 균형전략으로 협력 의지를 드러냈고, 한국과 일본은 무역 불확실성 완화를 위한 공동의 틀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3국 협력의 제도화 조건은 단기적 협상이 아닌 중장기적 안보·경제 전략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트럼프 2.0 시대의 경제안보 전략은 미국 중심의 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공격적 전략임과 동시에, 동아시아 국가들에게는 공통의 위협으로 작용하여 새로운 협력의 초점이 되었다. 이 연구는 한중일 3국이 기존의 제약 조건을 극복하고 협력의 제도화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이론적·경험적으로 제시하였다. 특히 한국은 전략적 중재자이자 협력의 설계자로서의 기회를 확보하고 있으며, 향후 한중일 FTA 체결 여부와 협력 사무국(TCS)의 기능 강화가 주목된다.

앞으로 한중일 협력의 제도화는 경제안보 위협이 상존하는 한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이를 지속 가능한 협력체계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3국 간 신뢰 구축, 민감 이슈에 대한 유연한 조정, 그리고 소다자주의적 접근이 병행되어야 한다. 한국은 이 과정에서 중견국 외교 역량을 십분 발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논문: https://www.kci.go.kr/kciportal/landing/article.kci?arti_id=ART003248331
유튜브: https://youtu.be/Lj1EnjSxO20
카카오톡 채널: http://pf.kakao.com/_lUxoen

엄기홍 기자 | theaipen.officia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