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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등장 속 대만해협 억제구조의 변화와 한국의 전략적 선택

엄기홍 기자 | 2026.01.02 | 조회 35

중국 군사력 급증과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속에서 한국은 ‘역량증강형 헤징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분석

출처: 국가전략

출처: 국가전략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대만해협을 둘러싼 억제구조 변화가 국제안보의 핵심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연구는 중국의 군사적 팽창, 대만의 자위력 증강,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등 구조적 조건의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한국 정부가 취해야 할 합리적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 특히 대만해협 위기 시 한국의 연루 가능성을 둘러싼 국내 논쟁을 고려하여 한국이 감당해야 할 실질적 이익과 위험을 재평가한 점이 특징이다.

대만해협 정세는 최근 수십 년 사이 가장 민감한 안보 이슈로 부상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기존의 전략 노선을 전면 수정하는 방식으로 외교정책을 전개하며 국제질서를 흔들고 있지만, 대만해협 문제에서는 기존 억제구조를 유지하되 이를 대중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바이든 행정부가 강조한 ‘전략적 명확성’과 차별되는 기조로, 동맹국의 역할을 압박하면서도 동시에 협상 여지를 남겨두는 전략적 유연성이 핵심적 특성으로 평가된다.

또한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구조적 억제체계에 중대한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국방비는 대만의 약 19배 규모로 증가했으며, 해군·공군 전력의 현대화 속도 역시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해군과 비교해 양적 우위를 점하는 영역이 늘고 있으며, 대만해협과 주변 해역에서의 전력 투사 능력도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 확장억제 체계의 안정성을 약화시키지만, 이를 곧바로 억제력 붕괴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이 연구는 강조한다.

대만 역시 방어 역량을 강화하며 억제구조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이동식 미사일 운용, 조기경보체계 확충, 지하시설 구축, 비행장 분산 배치 등 다양한 형태의 비대칭전력이 대만의 자위력을 크게 높이고 있다. 상륙작전이 대규모 병력·장비 동원을 필요로 하는 고난도 작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전면 침공 가능성은 단기간 내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유효하다. 대만은 ‘종합 방어 전략(ODC)’을 통해 공격 거부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비대칭 억제의 효과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대만 방위 담론 역시 일관되지 않다. 전략적 명확성 강화론, 중국과의 지정학적 타협론, 대만 방위 포기론 등이 혼재하며 워싱턴 정가의 입장 분열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발신하면서도 동시에 관련 문구를 삭제하는 등 예측 불가능한 정책 조합을 보이며 전략적 모호성과 거래주의를 동시에 활용하고 있다. 이는 동맹국의 역할을 단정적으로 요구하기보다는 상황별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향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복합적 조건 속에서 한국의 전략 선택 문제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대만해협 유사시 한국군 역할론은 국내 정치·외교 담론에서 중요한 논쟁지점으로 자리 잡았다. 일부는 중국의 해상봉쇄나 침공 시 미국이 한국의 기여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나, 이 연구는 주한미군 차출이 한반도 억제에 불가피한 공백을 만들기 때문에 미국이 이를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구조임을 지적한다. 또한 대만이 아직 비대칭전력 구축을 병행하는 초기 단계이므로 동맹훈련에 한국이 적극 참여할 필요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된다.

이 연구가 제안하는 핵심 정책 방향은 ‘역량증강형 헤징전략’이다. 이는 과도한 연루를 회피하면서도 억제구조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여와 위험 관리 능력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미국의 요구에 무조건적으로 호응할 경우 대중 관계의 구조적 위험이 커지지만, 무대응 기조는 동맹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균형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의 회색지대 전략, 해양팽창, IUU 어업 등 직접적 안보 위험을 고려할 때 한국 해양전력의 비대칭전 대응능력 강화도 병행해야 한다고 평가한다.

더 나아가 미국·중국·대만 간 상호 확신(assurance) 회복을 위한 외교적 노력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억제는 단순한 군사력 우위뿐 아니라 상대국이 현상유지의 이익을 명확히 인식할 때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긴장 완화와 오판 방지를 위한 외교적 조율 능력이 중요하다고 평가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한국이 한반도 이슈의 중심성을 강화하고 불필요한 대만해협 연계 논리를 차단하는 전략적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된다.

대만해협 억제구조는 약화되고 있으나, 방어 측에 유리한 군사기술 발전과 대만의 자위력 강화로 인해 단기간 내 붕괴될 가능성은 낮다는 점에서 한국의 전략적 대응 여지는 여전히 존재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주의적 접근은 동맹국의 일방적 부담을 요구하기보다는 전략적 유연성을 활용하는 성격이 강하며, 이는 한국이 과도한 연루를 피할 수 있는 구조적 공간을 제공한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한국은 역량증강형 헤징전략을 통해 억제구조 유지, 동맹기여, 위험관리라는 세 요소를 균형 있게 조율해야 하며, 향후 대만해협 정세의 변화가 국내 안보정책에 미칠 영향을 정교하게 분석해 나가야 한다.

논문: https://doi.org/10.35390/sejong.31.4.202511.005
유튜브: https://youtu.be/3KeTqxovll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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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홍 기자 | theaipen.officia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