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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정부 대응 평가, 21대 총선 투표에 결정적 영향 미쳐

엄기홍 기자 | 2025.04.15 | 조회 19

유권자, 개인 피해보다 정부 방역 대응 평가를 투표에 반영

코로나19 정부 대응 평가, 21대 총선 투표에 결정적 영향 미쳐

출처: 한국정치연구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2020년 4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치러진 가운데, 유권자들이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투표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숭실대학교 신정섭 교수가 21대 총선 직후 실시한 유권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개인적 피해 여부가 아니라 정부의 방역 대응 평가에 따라 투표를 결정했다. 이러한 투표 행태는 앞으로 다른 국가에서 치러질 선거에서도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실시된 대한민국의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배경으로 진행되었다. 연구는 선거 직후 전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코로나19가 유권자의 투표 선택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유권자가 받은 질병적, 경제적, 정신적 피해 여부는 정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투표 결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일수록 여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졌다. 특히 유권자들은 과거 메르스 사태 당시 이전 정부의 대응과의 비교, 그리고 외국 정부의 대응과의 비교를 통해 현 정부의 성과를 판단했다. 유권자들은 현 정부가 과거 정부와 외국 정부보다 더 나은 대응을 했다고 평가할수록 여당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크게 높았다. 엄기홍 교수(경북대)는 이를 '조정된 회고투표(mediated retrospection)'로 해석하고 있으며, 이는 유권자들이 재난 발생 자체보다는 정부의 대응을 합리적으로 평가하여 투표 결정을 내린다는 기존의 이론을 뒷받침하는 결과이다. 연구를 주도한 신정섭 교수는 "유권자들은 개인의 직접적 피해가 아니라 정부의 정책 대응 능력을 중시하며, 이는 유권자들의 투표 행위가 감정적 비난보다는 이성적 판단에 기초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유행성 질병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 정부가 보여주는 리더십과 위기관리 능력이 선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정부 대응 평가가 개인 피해보다 더 큰 정치적 변수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향후 재난 대응 정책 수립 시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볼 때, 향후 재난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에서 정부와 여당은 개인의 피해 보상과 같은 미시적 접근보다는 위기 대응 능력을 전체적으로 높이는 거시적 대응 전략을 펼치는 것이 정치적 지지를 얻는 데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분석 결과가 향후 국내외 선거 과정에서 유사한 상황의 정부 평가 척도로 활용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의 입법 과정과 선거 전략에 있어서도 재난 관리 능력이 주요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엄기홍 기자 | theaipen.officia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