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일 발표된 제153차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2%로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13%), 한동훈전 법무부 장관(9%), 김문수 전 경기지사(6%) 등이 뒤를 잇고 있으나 격차는 매우 크다. 이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 정국 이후 유권자 지형이 재편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정치권을 뒤흔든 윤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 차기 대선을 둘러싼 유권자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번 153차 NBS 조사는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정권 말기 불신과 피로감, 탄핵 이슈가 맞물리며 여권 내 분열 양상이 본격화되는 조짐을 드러낸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이재명 대표의 지지율 급등이다. 이 대표는 전체 응답자 중 42%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으며,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89%,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도 82%가 그를 ‘차기 대통령감’으로 선택했다. 특히 40~50대 중심으로 이 대표에 대한 지지가 절대적이다(40대 56%, 50대 61%). 이는 문재인 정부 시기 핵심 지지 연령층의 재결집과 무관치 않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분열된 모습을 보였다. 한덕수(32%), 한동훈(21%), 김문수(15%) 등으로 선호도가 분산되었다. 이는 여권 내부에서 아직 단일한 후계 구도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드러낸다. 3자 대결 시나리오에서도 이재명 독주는 굳건하다. 한덕수와의 대결에서는 46% 대 31%, 한동훈과의 대결에서는 45% 대 24%, 김문수와의 구도에서도 46% 대 25%로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 60대 이상 등 전통적 보수 기반에서도 이재명의 지지율이 20~30%를 유지하는 점은 보수진영에 위기감을 안기기에 충분하다.
호감도 지표 역시 이재명이 46%로 가장 높다. 중도층(51%)과 진보층(77%)에서의 압도적인 호감도를 바탕으로 대중적 확장성이 확인되었다. 반면, 한덕수(31%), 한동훈(26%), 김문수(25%) 등의 호감도는 이 대표에 비해 뒤처지며, 이는 향후 본선 경쟁력 측면에서도 명백한 약점이다.
특히, 정권 재창출 의향보다 정권 교체 희망 여론이 지속적으로 더 높았다. ‘정권 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49%로, ‘정권 재창출’(39%)을 앞섰다. 특히 중도층에서는 56%가 교체론에 무게를 두고 있어 여권 입장에서는 대단히 뼈아픈 결과다.
여론 지형 변화는 단순한 선호도 이동이 아닌 ‘탄핵 정국’이라는 정치적 사건에 따른 구조적 재편의 결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던 차에 터진 탄핵 이슈는 유권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대안’을 탐색하게 했으며, 이재명 후보가 그 역할을 선점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여권 인사들의 분산된 지지율이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정치컨설턴트 엄기홍 교수(경북대)는 “여권 인사들이 조기 경쟁 구도로 들어서면서 다양한 검증이 병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단일화 국면에서 경쟁력이 강화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지지율 격차가 지속된다면 단일화를 하더라도 이재명을 따라잡기 어려울 수 있다.
반면, 야권은 이재명 중심으로 빠르게 단일화하는 분위기다. 조국혁신당 지지층마저 이 대표에게 쏠리는 상황은,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이 대표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정권 교체 프레임이 야권 재편의 중심축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18~29세 젊은 층에서는 여전히 유보적 태도가 높다. ‘모름/무응답’ 응답이 9%에 달했으며, ‘적합한 인물이 없다’는 비율도 24%로 전체 평균보다 두드러진다. 이는 정치 불신 및 기존 정당에 대한 거부감을 반영하는 대목으로, 향후 이들 세대를 겨냥한 전략이 양 진영 모두에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탄핵 정국 이후 한국 정치 지형은 분명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차기 대선 적합도 조사는 이재명 중심의 야권 재편 흐름과 여권 내 인물 교체론 가속이라는 양축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여권이 분열을 수습하고 단일 후보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지, 야권의 결집이 어떤 방식으로 제도화될지는 향후 정당 내 경선 과정과 연계된 추가 변수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무엇보다 ‘정권 교체’에 대한 민심 흐름이 지속될지 여부가 핵심이다. 49%라는 응답은 단순히 특정 정당의 지지라기보다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에 기반한 여론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이 유지된다면, 야권은 보다 안정적으로 선거 국면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고, 여권은 구조적 열세를 타개하기 위한 혁신 전략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남은 시간, 누가 민심의 파고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선 풍향계, NBS 5월 1일 발표] 차기 대통령 적합도, 탄핵 정국 이후 '이재명 독주' 체제로 공고화되나
박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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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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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내 인물 교체론 가속…야권 '이재명 중심 결집' 흐름 뚜렷
![[대선 풍향계, NBS 5월 1일 발표] 차기 대통령 적합도, 탄핵 정국 이후 '이재명 독주' 체제로 공고화되나](/media/news/images/2025/05/01/NBS_Cover.jpg)
출처: NBS
박혜신 기자 | aipen.hyes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