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2025년 10월 31일, 코로나19 대응 당시 위기소통 과정을 정리한 기록집 『코로나19 소통의 기록』을 발간했다. 이 사례집은 질병청 내 위기소통 실무자들의 생생한 경험과 시행착오, 교훈을 담은 인터뷰 기반 기록물로, 향후 팬데믹 대응을 위한 위기소통 체계 개선 방향까지 아우르고 있다. 질병청은 “이번 사례집은 국민 신뢰와 함께 위기를 극복해낸 소통의 전 과정을 담은 의미 있는 기록”이라며, 미래 감염병 대응에 있어 체계적 소통전략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연구는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질병관리청이 수행한 위기소통 활동을 총 18개 주제로 정리하고 있다. 그 중에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국민에게 정보를 전달한 정례브리핑, 하루 1만 7천 건 이상의 전화를 감당한 1339 콜센터, 허위정보에 맞서 싸운 인포데믹 대응, 감성 메시지를 통한 심리방역, IT 기업과의 협업 캠페인, 외신 및 국제사회와의 소통, 취약계층 접근성 보장 등 다양한 사례가 포함되어 있다.
위기소통의 핵심 원칙으로는 ‘신속성’, ‘정확성’, ‘투명성’, ‘공감’, ‘신뢰’가 강조되었으며, 질병청은 이를 체계화하고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례브리핑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정부가 “아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거의 실시간으로 국민에게 공개”한다는 신뢰의 기반이 되었고, ‘거리는 멀어도 마음은 가까이’와 같은 메시지는 거리두기 정책에 피로를 느낀 국민들에게 연대와 위로의 언어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담겼다.
실무자들의 생생한 증언도 이 연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언론대응 관련 장에서는 “비판적 질문이 몰릴 때마다 오히려 그것을 신뢰의 기회로 삼았다”는 표현이 등장하고, “위기소통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것을 버티는 건 사람의 헌신”이라는 고백도 포함되어 있다. 1339 콜센터 편에서는 “누군가에게 묻고 싶어 하는 국민에게, 그 누군가가 되어주는 것이 위기소통의 출발점”이라는 문장이 위기 대응의 실천적 원칙으로 제시된다.
이 연구는 단순한 과거 회고에 그치지 않고 미래 감염병 대응을 위한 정책 제언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중 대표적인 제안으로는 ▲One-Voice 체계 강화 ▲디지털 인포데믹 대응 ▲취약계층 정보 접근성 확대 ▲전담조직 운영 내실화 ▲공감 중심의 심리방역 메시지 ▲캠페인형 소통 방식의 강화 등이 있다.
또한 ‘국민소통단과 여론조사’ 주제에서는 정책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국민의 의견을 청취하고 반영해야 하며, 여론조사는 단순한 데이터가 아닌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제시한다. 조사기관, 시민단체, 플랫폼 기업 등과의 민간 협업 역시 위기대응의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인상적인 문장 중 하나는 “청(廳)은 들을 청(聽)이다”라는 구절로, 질병청의 존재 이유가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반영하는 것’임을 상기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인식은 단기적인 위기대응을 넘어, 중장기적 소통철학의 제도화를 요구하는 방향성과도 연결된다.
질병청 임승관 청장은 “이번 사례집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를 국민 신뢰와 함께 극복한 소통 경험의 기록”이라며, “미래 감염병 재난 발생 시 국민의 불안과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소통 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질병관리청 누리집(kdca.go.kr)을 통해 국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되었다.
『코로나19 소통의 기록』은 일회성 발간물에 그치지 않고, 향후 감염병 재난 대비 위기소통 매뉴얼의 기초자료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감염병 대응의 핵심 요소가 단순한 방역 지침 전달이 아니라, ‘공감’을 바탕으로 한 신뢰 구축에 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향후 위기관리 정책 설계에 있어 ‘소통’이 독립된 전략영역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사례집을 바탕으로 실무 교육, 시뮬레이션, 매뉴얼 개정 등 다양한 후속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며, 관련 제도 정비와 연구 지원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이 연구는 과거의 위기 대응을 기록하는 동시에, 다음 팬데믹에 대비하는 실질적 나침반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질병청, 『코로나19 소통의 기록』 발간… 위기소통의 전 과정을 남기다
박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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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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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례브리핑·콜센터·감성 메시지부터 향후 제언까지… 팬데믹 소통의 교훈을 기록한 사례집 출간
박혜신 기자 | aipen.hyes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