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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코로나19 위기 속 '당성 담론'으로 권위 강화 시도

엄기홍 기자 | 2025.05.04 | 조회 15

공산당원 충성심 독려 및 비판 여론 통제에 당성 강조… 장기적 영향 주목돼

중국 공산당, 코로나19 위기 속 '당성 담론'으로 권위 강화 시도

출처: 사회과학연구

2020년 코로나19 확산 당시 중국 공산당이 위기관리 수단으로 당원들에게 이념적 충성심을 강조하는 '당성(黨性) 담론'을 적극적으로 동원한 사실이 밝혀졌다. 정지완 경희대 미디어학과 학부생과 정종필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공동 연구한 이 논문은, 공산당이 코로나19 위기 초기 대응 과정에서 통치 정당성 확보 및 여론 통제를 목적으로 당성 담론을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2020년 1월부터 4월까지 코로나19 위기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 공산당 지도부의 연설문과 공문서, 인민일보와 환구시보 등 주요 당 기관지의 논평과 사설을 통해 당성 담론을 전략적으로 확산시켰다. 공산당은 코로나19 대응을 당원과 간부들의 당에 대한 충성심과 희생정신을 실천하는 과정으로 설정하고, 이를 통해 위기에 처한 당의 권위와 통치 정당성을 강화하려 했다.

당성 담론은 크게 두 가지 메커니즘으로 작동했다. 첫째, 당 지도부는 코로나19 대응을 당원 개개인의 충성과 희생이 요구되는 '총력전'으로 규정하고, 당원들에게 이념적으로 무장할 것을 요구했다. 시진핑 주석은 '자신감 있는 태도', '과학적 예방과 치료', '주도면밀한 정책' 등을 강조하며, 당 중앙의 결정에 충실히 복종할 것을 촉구했다. 당 기관지들도 공산당원의 모범적인 자세를 '영웅적 행위'로 포장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여 당원들의 자발적인 동원을 이끌어냈다.

둘째, 공산당은 당성 담론을 통해 당과 정부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강력하게 통제했다. 논문은 당 지도부가 위기 대응 초기, 특히 우한 지방 정부의 초기 대응 미숙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이를 "비이성적 비난"으로 치부하며, 비판 여론을 차단하는 담론적 전략을 전개했다고 분석한다. 당 기관지는 비판적 목소리를 "소수의 불만과 조롱"으로 묘사하고, 방역 대응에 헌신하는 공산당원들의 모습을 부각시켜 여론 통제에 나섰다.

이러한 당성 담론의 사용이 장기적으로 중국 정치 체제 내 공산당의 통치 구조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시진핑 시대 들어 당성을 기반으로 한 이념적 통제와 충성심 독려가 빈번히 나타나고 있어, 향후에도 다양한 위기상황에서 유사한 전략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향후 중국 공산당은 미·중 패권 경쟁과 같은 국제적 긴장이나 당 내부의 부패 문제 등과 같은 다양한 위기 상황에서도 당성 담론을 통해 당원과 간부들을 결속시키려 할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은 따라서 이 같은 담론이 향후 중국 정치 및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논문은 당성 담론의 효용성을 인정하면서도, 일반 대중에게 무조건적 충성심을 강요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우한에서 시민들이 당 중앙에 감사를 표하는 캠페인을 강요받았다가 거센 반발이 일어난 사례가 대표적이다. 따라서 당성 담론이 당 내부에서는 효과적인 충성 유도 장치로 작동하지만, 일반 시민 여론을 움직이는 데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논문: https://doi.org/10.15820/khjss.2021.47.3.002
유튜브: https://youtu.be/c_S_2Vm7sfw

엄기홍 기자 | theaipen.officia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