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훈·박세훈·김동현·이현우 연구팀은 제20대부터 제22대 총선까지 양당의 인재영입이 단순한 선거 전략을 넘어 제도화된 정치 관행으로 발전했는지를 분석했다. 연구는 2016년부터 2024년까지의 영입 인재 명단과 공천·당선 현황을 검토하고, 당내 규정 변화와 제도 운영 실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영입 인재의 직업·경력 다양성이 확대되고, 실질적인 공천·당선 기회 제공, 낙선자의 재도전 기회 보장 등에서 제도화가 진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정당 정치의 인재 충원 방식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한국 정당의 인재영입은 그동안 주로 총선을 앞둔 시기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과거에는 유명인이나 특정 분야 전문가를 단기적으로 영입해 선거 효과를 노리는 ‘이벤트성’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제20대 총선을 기점으로 양당의 인재영입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를 ‘제도화’ 관점에서 분석했다. 제도화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세 가지 기준을 설정했다. 첫째, 영입 인재의 경력·배경이 얼마나 다원적인지, 둘째, 이들에게 실제 공천과 당선의 기회를 제공했는지, 셋째, 낙선한 인재에게 다음 총선에서 재도전 기회를 부여했는지다 .
분석 결과, 제20대 이후 영입 인재의 직업·경력 범위가 크게 확장됐다. 직업정치인 출신이 주류를 이루던 기존 국회와 달리, 영입 인재는 법률, 경영·금융, 시민단체, 언론, 보건 등 다양한 외부 전문 분야 출신이 포함됐다. 특히 민주당은 시민·언론 분야 비중이 높았고, 보수 정당은 법률·고위공무원 출신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양당의 인재 선발 전략과 기반 네트워크 차이를 반영한다 .
공천·당선 기회 부여 측면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민주당은 제20~22대 총선에서 영입 인재 다수를 공천했고, 상당수가 당선됐다. 보수 정당 역시 제21대 이후 공천·당선 비율을 크게 높였다. 예를 들어 민주당은 제22대 총선에서 영입 인재 27명 중 24명에게 공천을 부여했고, 16명이 당선됐다. 보수 정당도 영입 인재 29명 중 18명에게 공천을 주고 7명이 당선됐다. 이는 단순 홍보용 인재가 아니라 실질적인 정치인 충원 경로로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우세 지역구 및 비례 당선권 배정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민주당은 우세 지역구 공천 비율과 비례 당선권 배정 비율이 보수 정당보다 높았으며, 이는 당 지도부의 전략적 배치와 밀접하게 연관됐다. 반면 보수 정당은 일부 비례대표 당선권 배정에서 높은 비율을 기록하며 전략적 활용을 강화했다.
사후 관리 측면에서는 민주당이 제20대 총선 이후, 보수 정당은 제21대 이후 낙선·미공천 인재에 대한 재공천 또는 재도전 기회를 제공하는 사례가 늘었다. 이는 일회성 영입에서 벗어나 장기적 정치 경로를 설계하는 제도적 틀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
이러한 변화는 제도적 기반의 강화와도 맞물린다. 양당 모두 당헌·당규에 인재영입 관련 조직을 명문화했고, 민주당은 2022년 이후 ‘인재위원회’를 상설화했다. 보수 정당 역시 제21대 총선 이후 인재영입위원회 운영을 강화하며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했다. 이러한 규범화는 영입 과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 정치권 전반의 인재 관리 안정화에 기여했다 .
다만, 여전히 특정 직군에 편중되는 경향, 당내 권력구조의 영향, 3당 체제 변화에 따른 전략 수정 필요성 등 과제가 남아 있다. 특히 공천 과정에서의 공정성 논란과 비례대표 명부 작성의 투명성 확보 문제는 향후 제도 완성도를 가늠할 핵심 지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양당의 인재영입이 제20대 이후 실질적 제도화 단계에 진입했음을 통계와 제도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향후 총선에서도 인재영입은 단순한 선거 이벤트가 아니라 정치권의 지속적 인재 충원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경력 다양성 확대, 공천 절차의 공정성, 사후 관리 체계의 일관성 등은 계속 점검해야 한다. 제도화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당내 규정 강화뿐만 아니라, 유권자에 의한 지속적인 평가와 감시가 병행돼야 한다. 결국 인재영입의 제도화는 단지 정당의 전략 변화가 아니라, 한국 정치의 구조적 성숙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기능할 것이다.
논문: http://dx.doi.org/10.35656/JKP.34.2.10
유튜브:
https://youtu.be/wTt-IJoTkL0
제20~22대 총선 인재영입, 정치인 충원 제도로 자리매김하나
엄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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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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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다양화·공천 기회·사후관리까지… 양당 인재영입의 제도화 양상 분석

출처: 한국정치연구
엄기홍 기자 | theaipen.officia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