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7일 실시된 일본 제50회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합하고도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선거를 주도한 이시바 총리는 선거 직전 취임해 조기 해산을 감행했으나, 자민당은 56석을 잃는 참패를 겪었다. 이 기사에서는 선거 패배의 세 가지 원인과 정치적 함의를 분석한다.
자민당의 참패는 단일 요인이 아닌 복합적 구조의 결과다. 최은미 박사(아산정책연구원)는 논문에서 이를 세 가지 요인으로 구분했다. 첫째, 이념적 측면에서는 자민당 지지층의 정당일체감이 약화됐다. 교도통신 출구조사에 따르면 자민당 지지층 중 비례대표에서 자민당에 투표한 비율은 69%에 불과하며, 이는 2021년 77%, 2017년 82%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동시에 무당파층의 비례대표 투표에서 자민당 지지율도 감소세를 보였다.
둘째, 정책효능감의 저하가 지적된다. NHK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이 가장 중시한 사안은 경기·물가 대책(38%)과 사회보장제도(17%)였다. 그러나 자민당의 공약은 고령층 중심으로 설계되었고, 소비세 감세나 적극적 소득보전 등 직접적 대안은 제한적이었다. 반면, 야당은 감세와 최저임금 인상, 아동 지원 등 보다 직접적인 정책을 제시했다. 이러한 괴리는 정책효능감 약화로 이어졌고, 자민당의 실리적 기반을 흔들었다.
셋째, 인지적 요인으로서 자민당과 이시바 내각의 이미지 실추가 결정적이었다. 선거 27일 전 취임한 이시바 총리는 총리 지명 이전 중의원 해산을 예고했고, 이는 헌법적 절차 및 내부 발언과의 불일치로 논란이 되었다. 총선 직전에는 ‘공천 배제 의원에게 2,000만 엔을 지원한 사건’이 드러나면서 자민당의 도덕성에도 타격이 컸다. 해당 사안에 대해 79%의 유권자가 “납득할 수 없다”고 응답했으며, 선거 직후 자민당 지지율은 32.1%로 급락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입헌민주당의 의석 확대(98석→148석), 국민민주당의 약진(7석→28석), 자민당의 12년 만의 과반 실패로 귀결됐다. 상임위원장 배분에서도 자민당은 17개 위원회 중 13개에서 8개로 축소되었고, 예산위원장직도 30년 만에 야당으로 넘어갔다. 이는 단순한 정당 경쟁의 문제가 아니라, 국회 운영 주도권 자체가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정치자금 문제에 대한 대응에서도 자민당은 소극적이었다. 정책활동비 폐지와 관련해 다른 정당들이 명확한 금지 또는 개정 입장을 취한 데 비해, 자민당은 “염두에 두겠다”는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공천에서도 정치자금 논란 관련자 중 34명을 공천하며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시바 총리의 발언 번복과 공명당의 연대도 이미지 손상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4년 중의원 선거는 일본 정치의 구도 변화를 상징한다. 자민당 중심의 1강 체제는 균열되었으며, 정책 대결 중심의 다당제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자민당의 지지 기반 약화, 정책 신뢰 저하, 지도력 논란은 향후 참의원 선거 및 개헌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시바 내각은 단기적으로 국정 운영 안정화에 주력해야 하며, 정치개혁 법안이나 국회 구성 협의는 다수당과의 협력 없이는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책적·제도적 신뢰 회복을 위한 입법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논문: https://doi.org/10.15685/jms.2015.02.8.1.255
유튜브:
https://youtu.be/s_wln6riu5U
자민당 1강 체제 붕괴…일본 정치의 균열 본격화
엄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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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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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일체감 약화·정책 불일치·이미지 실추가 동시에 작용한 2024 중의원선거 분석

출처: 일본연구논총
엄기홍 기자 | theaipen.officia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