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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평가 60%대 유지, 정책 전환 국면에서 드러난 여론의 구조

박혜신 기자 | 2026.01.08 | 조회 7

국정 신뢰·정당 지지도·노동·경제 정책 평가에서 확인된 지지 연합과 갈등 축

출처: NBS

출처: NBS

2026년 1월 5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제172차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61%로 부정 평가 29%를 크게 상회했다. 같은 조사에서 국정운영에 대한 신뢰도 역시 61%로 나타나, 평가와 신뢰가 동시에 유지되는 양상이 확인됐다. 조사 결과는 정당 지지도, 경제정책 평가, 노동 정책을 둘러싼 제도 개편 인식, 그리고 대외 관계 인식까지 포괄하며,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 노선이 사회적 지지 기반과 어떤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수행한 전국지표조사로, 외부 의뢰 없이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전화면접 조사다.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층화확률표집 방식이 적용됐으며,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포인트이다. 응답률은 18.2%로 집계됐다. 전국지표조사는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 회복과 입체적 여론 분석을 목표로 설계된 조사라는 점에서, 단순 수치 비교보다는 구조적 해석이 요구된다.

국정운영 평가 항목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61%로 나타났다. 이는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두 배 이상 상회하는 결과다. 연령별로 보면 18~29세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긍정 평가가 과반을 넘었으며, 특히 50대에서는 7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18~29세에서는 긍정 평가가 41%에 그쳐 세대 간 인식 차이가 확인된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과 중도층에서 각각 86%, 66%가 긍정 평가를 내린 반면, 보수층에서는 부정 평가가 52%로 우세했다. 이는 국정운영 평가가 단순한 정책 성과 판단을 넘어 정치적 정체성과 강하게 결부돼 있음을 시사한다.

국정운영 신뢰도 역시 평가와 유사한 구조를 보였다. ‘신뢰한다’는 응답이 61%,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4%로 나타났다. 국정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 집단에서는 신뢰 응답이 94%에 달한 반면, 부정 평가 집단에서는 91%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국정 성과 인식과 제도적 신뢰가 강하게 연동돼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39%로 가장 높았고, 국민의힘은 23%에 그쳤다. 무당층은 29%로 나타나 여전히 상당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18~29세에서 무당층 비율이 52%로 절반을 넘었으며, 30대 역시 무당층이 38%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젊은 세대에서 기존 정당 정치에 대한 거리감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 50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53%로 가장 높아, 세대별 정치 지형의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경제정책 평가에서는 항목별 편차가 뚜렷했다.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 지원 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는 62%로 가장 높았고,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 정책’은 50%, ‘일자리·고용 정책’은 46%, ‘주택·부동산 정책’은 36%에 그쳤다. 특히 주택·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부정 평가가 51%로 긍정 평가를 크게 상회했다. 이는 정부의 분배·복지 중심 정책은 비교적 호평을 받는 반면, 구조적 시장 문제와 직결된 부동산 정책에서는 여전히 불만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노동 정책과 관련된 제도 개편 인식에서도 여론은 분화돼 있다. 주 4.5일제를 법제화하는 대신 도입 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한 데 대해 찬성 응답은 54%, 반대는 35%로 나타났다. 진보층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 비율이 70%를 넘었지만, 보수층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이는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가치에는 일정 수준 공감이 형성돼 있으나, 강제적 제도화에 대한 부담이 정책 수용성을 제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포괄임금제 규제 강화에 대해서도 유사한 구조가 나타났다. 찬성 응답은 52%, 반대는 33%로 집계됐다. 화이트칼라와 50대에서 찬성 비율이 높았으며, 보수층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는 노동 규제 강화가 근로자 보호라는 명분을 갖는 동시에, 기업 부담 증가라는 인식과 충돌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인사 결정에 대한 평가는 더욱 엇갈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이혜훈 전 의원을 지명한 데 대해 ‘잘못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42%로 ‘잘한 결정’ 35%를 상회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이혜훈 전 의원을 제명한 조치에 대해서도 ‘잘못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46%로 다수를 차지했다. 이는 인사와 당내 징계가 각각 다른 정치적 맥락에서 해석되며, 진영 간 인식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외 인식 조사에서는 한중 관계에 대한 응답이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하게 갈렸다. ‘안보 상황과 한미동맹을 고려해 중국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48%, ‘경제와 국익을 위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46%로 나타났다. 20·30대에서는 거리 유지 응답이 우세한 반면, 50·60대에서는 우호 관계 유지 응답이 높았다. 이는 세대별로 안보와 경제를 바라보는 우선순위가 다름을 보여준다.

제172차 전국지표조사 결과는 이재명 정부가 국정운영 평가와 신뢰도 측면에서는 안정적인 지지 기반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정책 영역별로 보면 복지와 노동 보호 정책에서는 비교적 긍정적 평가가 나타나는 반면, 부동산과 같은 구조적 난제에서는 여전히 강한 불만이 존재한다. 또한 노동 제도 개편과 인사 문제, 대외 관계 설정을 둘러싼 여론은 이념과 세대에 따라 뚜렷하게 갈라진다. 향후 정부와 국회는 단순한 지지율 유지에 그치지 않고, 이러한 균열 지점을 어떻게 조정하고 제도화할 것인지에 대한 정치적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여론의 구조적 특성을 고려한 입법 과정과 정책 설계가 향후 국정 운영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혜신 기자 | aipen.hyes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