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여자대학교 조진만 교수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정치적 이념과 지역구민의 이념이 일치할수록 재선될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진다. 이 연구는 17대 국회의원 선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념적 일치도가 재선과 공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최초의 실증 연구로, 한국 정치에서 이념적 대표성이 갖는 중요성을 보여준다.
대의민주주의는 국민의 뜻을 국회의원이 얼마나 제대로 반영하는지에 따라 그 성패가 갈린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지역구 차원에서 국회의원과 유권자의 이념적 일치를 정확히 측정하고 분석한 사례가 드물었다. 조진만 교수의 이번 연구는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국회의원과 유권자의 이념 일치도를 수치화하고, 그 영향을 심층 분석하였다.
조 교수는 지역구민의 이념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선거 이후 전국적인 설문조사 자료와 정당투표 결과를 결합하여 지역구민의 평균 이념을 산출하는 한국형 지표를 최초로 개발하였다. 이는 기존 방식에서 문제로 지적되던 높은 비용과 낮은 정확성을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에서 사용된 지표는 정당별 이념 성향과 지역구별 정당투표 결과를 결합해 유권자 전체의 이념적 평균값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지표를 통해 국회의원 본인이 평가한 자기이념과 정책 입장에 따른 정책이념 두 가지를 모두 적용하여, 국회의원과 유권자 간의 이념적 일치도를 계산하였다.
분석 결과, 국회의원과 지역구민의 이념적 일치도가 높을수록 현역 의원이 재선될 확률이 매우 높았다. 이념 일치도가 1 이하일 때 재선 가능성이 60%를 넘는 반면, 일치도가 2 이상으로 벌어질 경우 그 확률이 급격히 떨어져 40% 이하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유권자들이 정책 및 이념적 지향을 중시하며 투표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결과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것은 이념적 일치도가 현역 의원의 재공천 여부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 교수는 한국의 공천 과정이 불투명하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되는 현실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며, 공천 과정의 투명성과 제도화를 촉구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향후 한국 정치의 공천 제도와 선거 전략에도 상당한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평가하고 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연구에 대해 "한국 정치 현실에서 이념이 단순히 상징적 역할에 그치지 않고, 실제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강력한 변수임을 명확히 드러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회의원과 지역구민 간 이념적 일치도가 대의민주주의의 핵심 요소임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 앞으로 이 지표를 활용한 추가적인 분석과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정당들이 후보자 선정과 공천 과정에서 더욱 유권자의 이념적 선호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번 연구가 정치적 책임성과 대표성 향상을 위한 제도적 개선 논의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논문: https://doi.org/10.20973/jofp.2019.9.1.5
유튜브: https://youtu.be/6iIEnUAjAmI
이념 일치도, 국회의원 재선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올라
엄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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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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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만 교수, 의원-지역구민 이념 일치도 높을수록 재선 가능성 급증 밝혀

출처: 미래정치연구
엄기홍 기자 | theaipen.officia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