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12월 제5차 어머니대회에서 제시한 ‘잔여 간석지 전면 간척’ 발언 이후 북한에서 본격화된 간척사업의 추진 실태를 위성영상 분석을 통해 검토한 연구를 토대로 작성되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 추진했는지를 중심으로 간척사업의 진행 경과와 실제 성과를 점검하고, 북한이 제시한 2030년 완공 목표의 현실성을 평가한다. 이 연구는 현재의 건설 속도와 지형·기후 조건을 고려할 때, 북한의 대규모 간척 구상이 구조적 제약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의 간척사업은 농업 생산 기반 확충을 위한 핵심 정책수단으로, 정부 수립 직후부터 국가 차원의 토목사업으로 추진되어 왔다. 이 연구에 따르면 북한은 1940년대 후반 간석지 조사를 시작으로 1960년대 이후 대규모 간척계획을 수립했으며, 1980년대 대자연개조사업을 통해 일정 규모의 간척지를 확보했다. 그러나 1990년대 경제위기 이후 간척사업은 장기간 정체되었고, 2010년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에야 다시 정책적 우선순위로 부상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23년 12월 제5차 어머니대회에서 식량 문제 해결과 출산 장려를 연결 지으며 남아 있는 간석지 약 20만ha를 7~8년 내 모두 간척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후 북한은 2024년부터 평안북도, 평안남도, 황해남도를 중심으로 총 8개 간척지구, 16개 간척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기간 내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려는 정책적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 연구는 위성영상 자료를 활용해 방조제 건설 여부와 간척 면적 확보 현황을 시계열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24년 이후 본격화된 간척사업 대상 면적 47,479ha 중 실제로 방조제 건설을 통해 확보된 면적은 8,224ha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방조제 공사가 완전히 마무리된 사업도 석화, 애도, 해방, 양촌, 대동만 일부 구역 등 7개에 불과하다. 이는 북한이 제시한 목표 대비 실질적 성과가 제한적임을 보여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평안북도 석화간척지는 비교적 빠르게 방조제 공사를 완료했으나 내부망 조성과 제염화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내장도와 애도 간척지는 물골과 하천 유입, 수심 문제로 공사가 반복적으로 정체되었다. 평안남도의 평원과 풍정 간척지는 방조제 길이가 길고 평균 수심이 깊어 초기에는 진척을 보였으나, 연안 접근 이후 공사 속도가 급격히 둔화되었다. 황해남도의 대동만과 반이도 간척지는 대규모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조석차가 크고 감탕질 토양 비중이 높아 방조제 붕괴와 재시공이 반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 연구는 간척사업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구조적 문제를 명확히 지적한다. 첫째, 단기간 내 성과를 강조하는 정책 기조로 인해 방조제 시공 품질 관리가 미흡해 붕괴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풍정과 대동만 간척지에서는 극단적 기상 조건이 아닌 상황에서도 방조제 붕괴가 확인되었다. 둘째, 방조제 완공 이후 농경지로 전환하기 위한 내부망, 배수시설, 토지정리 사업이 지연되면서 간척지가 실제 농업 생산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된다.
셋째, 향후 남아 있는 간척 대상지 대부분이 지형·수심·조석 조건상 난공사 구간이라는 점도 한계로 제시된다. 과거 간척이 상대적으로 용이했던 지역은 이미 개발되었으며, 향후 대상지는 더 깊은 수심과 빠른 조류, 높은 침하 가능성을 동반한다. 이 연구는 현재의 공정 속도를 기준으로 할 경우, 진행 중인 사업만 완료하는 데에도 최소 9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북한이 공언한 2030년 완공 목표와 상당한 괴리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 연구는 북한의 간척사업이 정치적 상징성과 체제 정당성 강화라는 의미를 지니는 동시에, 실질적 곡물 증산으로 이어지기에는 구조적 제약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규모 간척사업은 국가 책임과 지도자의 의지를 강조하는 정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기술적 한계와 부실 공사, 후속 농지 전환 지연으로 인해 정책 효과는 제한적이다. 향후 북한의 간척정책은 목표 시점 조정이나 규모 축소 가능성이 크며, 방조제 완공 이후에도 농업 생산성 제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북한의 간척 구상은 단기 성과가 아닌 장기적 관리 역량과 농업 기반 개선 여부를 중심으로 평가될 필요가 있다.
논문: http://doi.org/10.33728/ups.2025.34.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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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영상으로 본 북한 간척정책의 현재: 20만ha 구상의 실현 가능성 점검
엄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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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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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체제 이후 본격화된 간척사업, 성과와 한계를 데이터로 분석하다
출처: 통일정책연구
엄기홍 기자 | theaipen.officia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