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여대 박진수 교수와 아주대 이한수 교수는 2021년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여성 징병제에 대한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는 여성이 남성보다, 진보 성향 유권자가 보수보다 여성 징병제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특히 이 같은 성별 효과는 기성세대 및 보수층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 징병제는 단순히 국방 자원 확보를 넘어 성평등과 젠더 갈등, 세대 정의 담론이 충돌하는 대표적 정책 쟁점이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병역제도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여성 징병제에 대한 찬반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논문은 이 제도에 대한 실증적 여론 데이터를 통해 입장 구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초점을 두었다.
조사는 한국갤럽이 2021년 5월 실시한 설문 결과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으며, 전체 응답자 중 여성 징병제에 찬성한 비율은 약 49%, 반대한 비율은 51%로 양분됐다. 그러나 성별별로 분석하면, 남성의 54.13%가 반대한 반면 여성은 오히려 52.35%가 찬성해 통념과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이념 성향별 차이도 뚜렷하다. 자신을 ‘매우 보수적’이라고 응답한 유권자의 찬성률은 약 36.9%에 불과한 반면, ‘매우 진보적’ 응답자의 찬성률은 59.6%에 달했다. 성별과 이념이 교차할 경우,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보수 여성의 찬성률이 보수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진보층 내에서는 남녀 차이가 거의 없었다는 점과 대조된다.
연령과 세대 또한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연구팀은 40세 이상을 기성세대, 미만을 MZ세대로 구분하고 세대별 성별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기성세대 여성은 동년배 남성보다 찬성할 확률이 12.3%포인트 높았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했다. 반면 40세 미만 세대에서는 남녀 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곧 여성 징병제에 대한 젠더 효과가 세대와 이념에 따라 결정적으로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군 생활에 대한 평가 역시 영향을 미쳤다. 군 경험을 ‘매우 유익하다’고 평가한 이들은 여성 징병제에 더 많이 반대한 반면, ‘전혀 유익하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일수록 찬성률이 높았다. 부정적 공정성 인식이 여성 징병제 지지와 연결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점이다.
연구 결과는 여성 징병제에 대한 입장이 단일 요인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성별·이념·세대가 교차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특히, 여성의 찬성률이 기성세대와 보수층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는 점은 정책 수립 과정에서 세부 집단 간 의견을 보다 정교하게 파악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정치권과 입법부는 해당 이슈를 단순한 남녀 갈등 구도가 아닌, 다층적 사회 인식 변화의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 또한 여성 징병제를 둘러싼 담론을 법제화 단계로 옮기기 위해서는, 향후 유권자 의견의 추가적 계량 조사와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논문: http://assembly.re.kr/sub/03-01.php
유튜브:
https://youtu.be/2_pl7Lw5w_k
여성 징병제, 누가 지지하고 누가 반대하나
엄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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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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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이념·세대 교차가 여성 징병제 입장에 결정적 영향…기성세대 보수층에서 여성의 찬성률 더 높아

출처: 의정연구
엄기홍 기자 | theaipen.officia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