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창 고려대 교수팀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의 국회의원 비례대표 선거 자료를 분석해, 사전투표제가 선거 당일의 날씨에 따른 투표참여 비용을 줄이고 정당득표율 변화를 완화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연구는 한국 정치의 대표성 강화와 공정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사전투표제의 제도적 역할을 규명한다.
사전투표제는 2013년 재보궐선거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대되었으며, 선거일 전 이틀간 신고 없이 읍면동 단위의 사전투표소를 이용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사전투표제는 유권자가 선거 당일의 기상 여건과 무관하게 투표에 참여할 기회를 보장해, 투표참여를 촉진하고 민주적 대표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강우창·김지한 연구팀은 선거일 강수량과 기온 데이터를 읍면동 단위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사전투표제가 도입되기 전에는 선거 당일 비가 오면 진보정당의 득표율이 증가하고 보수정당의 득표율은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그러나 사전투표제 도입 이후에는 이러한 날씨 효과가 사라졌다. 이는 유권자가 선거일 날씨를 사전에 예측해 투표참여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됨을 보여준다.
이 연구의 특징은 날씨 효과가 연령대별로도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사전투표제 도입 전에는 비가 올 경우, 20대 유권자의 투표율은 상승하고 50대 이상은 하락했으나, 도입 이후 이러한 연령별 차이가 감소했다. 이는 사전투표제가 날씨로 인한 투표의 기회비용과 직접 비용을 줄여주는 구조적 효과로 해석한다.
또한 연구는 기온의 영향도 살폈다. 사전투표제 도입 이후에는 선거일 기온이 주간 평균보다 높을 경우, 보수정당 득표율이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강수량과 달리 기온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이 사전투표 결정에서 큰 고려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사전투표제가 정치적·정책적 고려와 무관한 날씨의 영향을 줄이는 효과를 강조하며, 공휴일 선거가 이뤄지는 한국 정치에 긍정적 함의를 제공한다고 결론지었다. 앞으로도 사전투표제도의 안정적 운영과 제도적 신뢰성 확보가 중요하며, 제도적 보완이 함께 논의되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논문: https://doi.org/10.18854/kpsr.2024.58.1.002
유튜브: https://youtu.be/LcY9no6pPAc
사전투표제 도입, 선거일 날씨 효과 ‘완화’ 입증
엄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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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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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제 도입으로 날씨로 인한 투표참여 비용이 완화되면서 정당득표율의 기계적 왜곡 현상 감소

출처: 한국정치학회보
엄기홍 기자 | theaipen.officia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