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는 정권심판론과 재창출론이 맞서는 가운데, 정치권과 유권자 사이에 일대 전환점을 마련한 사건이었다. 특히 ‘탄핵급’ 정치 격동기 이후에도 이재명이 여전히 가장 높은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이번 기사에서는 2025년 5월 제154차 전국지표조사(NBS) 결과를 기반으로 ‘탄핵 정국 이후 시계열적 여론 변화’를 살피고, 한국 정치의 미래 방향을 가늠해본다.
전국지표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 이재명은 43%의 지지를 얻으며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수개월간 이어진 고소·고발과 사법 리스크, 그리고 최근의 유죄 취지 대법 판결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흔들리지 않은 지지율이다. 오히려 이재명 지지층(n=431) 중 87%가 "계속 지지하겠다"고 답해,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의 강고함이 확인된다.
반면, 보수 진영의 대표 주자인 한덕수는 23%, 김문수는 12%, 이준석은 5%로 뒤를 이었다. 보수층 내 지지가 한 명에게 집중되지 않고 분산된 상황은 여권 단일화 이슈의 현실적 필요성을 시사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재명 후보의 호감도(43%)와 후보별 지지 강도(76%)가 모두 주요 경쟁자들보다 앞선다는 점이다. 한덕수 후보 지지층의 '지속 지지' 응답은 69%, 김문수는 64%, 이준석은 50%에 그쳤다.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판결 이후, 유권자 반응을 살펴보면 ‘공감하지 않는다’(47%)와 ‘공감한다’(45%)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특히 진보층에서는 75%가 해당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며, 중도층에서도 과반이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이는 이재명에 대한 정치적 공격이 오히려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계기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여권 내부의 보수 후보 간 분열도 두드러진다. 보수층(n=320)에서는 한덕수(41%)와 김문수(28%) 사이에 명확한 우열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범여권 단일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응답자 비율이 49%에 달하며,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n=341)에서는 92%가 단일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단일화 대상 중 한 명인 한덕수 전 권한대행의 출마 자체에 대해서는 58%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응답해, 인물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특히 중도층과 진보층의 반대가 강한 편이며, 이는 확장성 부족이라는 문제로 이어진다.
두 가지 가상 3자대결 시나리오 모두에서 이재명이 약 43~44%로 선두를 지키며, 단일화 효과를 고려한 보수 후보가 29~~34%대를 기록했다. 이준석은 고정 지지층이 약 6~7% 수준에 머무르며, 독자적 승부 가능성이 사실상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정권교체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응답자가 52%로 우세하지만, 실제로 유권자들이 후보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은 ‘리더십과 위기 대응 능력’(31%)이었다. ‘도덕성과 청렴성’은 23%, ‘공약 실현 가능성’은 15%로 나타났으며, ‘정권 교체 혹은 유지’는 단 10%에 불과했다. 즉, 유권자들은 후보의 정치적 상징성보다 실질적 통치 능력과 정책 실행력을 더 중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재명이 다수의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높은 지지를 얻는 이유와도 연결된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38%, 국민의힘이 34%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조국혁신당(5%)과 개혁신당(4%) 등 소수 정당의 약진도 눈에 띄며, 이는 중도·무당층의 확산과 정치 분화 현상을 보여준다.
정권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교체론(52%)이 우세하지만, 보수층의 결집과 민주당 지지층의 고정성 역시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양 진영 모두 결정적인 ‘확장’ 전략 없이는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시사한다.
결국 이번 전국지표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핵심은 ‘정치적 공격=지지율 하락’이라는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이다. 사법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재명은 ‘지지 강도’와 ‘호감도’, ‘적합도’ 모두에서 선두를 유지하며, 유권자의 선택 기준이 ‘리더십’과 ‘위기 대응력’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준다.
향후 보수 진영은 단일화 성공 여부와 후보 확장성 확보가 관건이며, 중도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능력 중심의 메시지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탄핵은 정치적 사건일 뿐, 유권자의 판단 기준은 보다 실용적이고 전략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선 풍향계, NBS 5월 2주차] 대통령선거, 여론은 어디로 향하나
박혜신 기자
|
2025.05.08
|
조회 9
차기 대통령 적합도와 유권자의 선택 기준을 중심으로 한 정치 지형 분석
![[대선 풍향계, NBS 5월 2주차] 대통령선거, 여론은 어디로 향하나](/media/news/images/2025/05/08/%EC%83%88_%EB%AC%B8%EC%84%9C_1.png)
출처: NBS
박혜신 기자 | aipen.hyes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