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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풍향계, NBS 4월 조사 총평] 탄핵 이후 정치지형 재편…이재명 독주, 보수는 분산

박혜신 기자 | 2025.04.24 | 조회 8

4월 NBS 시계열 여론조사 분석: 정권교체 여론은 유지, 보수 진영은 후보 단일화 변수

[대선 풍향계, NBS 4월 조사 총평]  탄핵 이후 정치지형 재편…이재명 독주, 보수는 분산

출처: NBS

2025년 4월 1주차부터 4주차까지, 전국지표조사(NBS)는 4차례에 걸쳐 탄핵 심판과 차기 대선에 대한 유권자 여론을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판결이 국민 사이에서 높은 수용도를 얻었으며, 이에 따른 정치적 후속 반응은 차기 대선 구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수 진영은 후보 적합도와 지지도 측면에서 분산 양상을 보이며 전략적 결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25년 3월 말부터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은 4월 4일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결론을 맺었다. 이후 여론의 흐름은 빠르게 재편되었으며, 전국지표조사(NBS) 149차~152차 결과는 이 변화의 방향과 속도를 보여준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헌재 판결에 대한 국민의 수용성이다. 149차 조사에서는 탄핵 인용 찬성이 57%, 기각 찬성이 35%였고, 150차 조사(탄핵 판결 직후)에서는 ‘잘된 판결’이라는 응답이 64%에 달했다. 152차에서도 이 같은 여론 흐름은 유지되며, 헌재 결정이 정치적 갈등보다는 법적 정당성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러한 사회적 수용은 곧바로 대선 구도에 반영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지지도는 149차 33%, 150차 32%, 151차 39%, 152차 41%로 꾸준히 상승했다. 특히 152차 조사에서는 가상 3자 대결 네 가지 구도(김문수, 홍준표, 한동훈, 안철수 각각과 대결) 모두에서 이재명이 45~46%의 지지율로 독보적인 우위를 보였다. 해당 구도에서 보수 진영의 각 후보는 17~26%에 머무르며 이 후보와 두 자릿수 차이를 나타냈다.

정당 지지도도 비슷한 추세다. 더불어민주당은 149차 37%에서 152차 38%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고, 국민의힘은 33~35% 사이에서 정체되어 있다. 조국혁신당은 6%에서 5%로 소폭 하락했고, 개혁신당은 1~3% 내외에 그치고 있다. 이는 이재명 개인의 리더십이 당 전체 지지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편,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탄핵 이후에도 여전히 높다. 149차에서 51%, 151차에서 54%, 152차에서 50%로 절반 이상이 정권교체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진보층은 84~86%가 교체를 지지하고 있으며, 중도층에서도 58%가 이에 동의한다. 반면 보수층은 정권 재창출에 대한 기대가 70~76%로 나타났다.

주목할 부분은 보수 진영 내부의 경쟁 구도다.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에서 김문수(11%), 홍준표(14%), 한동훈(13%)이 경합하고 있으며, 국민의힘 지지층 내부에서는 김문수가 28%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으나, 홍준표(26%), 한동훈(22%)이 근소한 차이로 뒤를 잇는다. 하지만 이러한 분산은 가상대결 구도에서 불리하게 작용할뿐만 아니라 경선 과정이 치열할 경우 본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대선 후보에 대한 호감도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관찰된다. 이재명은 149차 38%에서 152차 43%로 호감도가 상승한 반면, 보수 진영 후보들은 김문수(25%), 홍준표(25%), 한동훈(22%)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김문수와 홍준표의 경우 보수층에서는 각각 45%의 높은 호감도를 기록했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에서는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

후보 선택 기준 역시 이 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주요 요인이다. 152차 조사에 따르면, 국민은 ‘리더십과 위기대응 능력’(35%)을 가장 중시하고 있으며, 이는 이재명 후보의 강점으로 꼽히는 부분이다. 반면 국민의힘과 보수층은 ‘도덕성과 청렴성’(각각 37%, 35%)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 정책 및 통합력보다는 인물 개인의 청렴도에 초점을 두고 있다.

보수 진영의 취약점은 바로 이 ‘확장력 부재’와 ‘단일화 난항’이다. 이재명이 다양한 구도에서 안정적으로 45% 이상의 지지율을 확보하는 반면, 보수 후보들은 누구도 확실한 선두를 차지하지 못한 채 상호 잠식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중도층의 표심에서 이재명이 계속해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보수 단일화가 성사된다 해도 그 효과가 제한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정치적 의미에서 볼 때, 4월 NBS 조사는 단순한 수치 나열이 아니라, 탄핵이라는 극단적 사건 이후 국민이 선택하고 있는 ‘안정성’과 ‘합리성’의 정치를 반영하고 있다. 이재명 중심의 민주당 구도가 이를 대표하며, 보수는 아직 새 리더십에 대한 사회적 동의와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5월에 접어들며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보수 진영의 전략적 선택이 향후 정국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권교체 여론은 유지되고 있지만, 분산된 야권 후보군이 이를 현실화할 동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재명 후보가 계속해서 독주를 이어간다면, 선거는 본질적으로 ‘이재명 vs 반이재명’의 양자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 이 경우, 중도층과 무당층의 대거 유입이 이뤄지지 않는 한, 정권 교체는 구조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야권의 후보 정비 및 전략적 연합, 그리고 중도층을 겨냥한 메시지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향후 한 달은 대한민국 정치 지형을 새로 정의하는 결정적 시기가 될 것이다.

박혜신 기자 | aipen.hyes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