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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풍향계, 5/10] 차기 대선 여론, 이재명 우세 지속…보수 단일화 변수로 부상하지 않아

박혜신 기자 | 2025.05.12 | 조회 36

KSOI·한길리서치 여론조사 비교

출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출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 본 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게재된 결과분석 자료 등을 기준으로 작성됩니다.

2025년 5월 초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두 기관 모두에서 선두를 기록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와 한길리서치가 각각 CBS와 폴리뉴스를 통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후보가 누구로 단일화되느냐에 따라 보수 진영의 득표율에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는 두 기관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지표를 분석하고, 차기 대선 지형을 진단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CBS 의뢰로 2025년 5월 9~10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ARS 방식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같은 시기인 5월 10일, 한길리서치는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동일한 ARS 방식으로 여론을 측정했다. 두 조사 모두 무선 RDD 기반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가장 두드러진 공통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두 고착화다. KSOI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네 명이 출마한 가상대결에서 45.9%, 한덕수는 21.6%, 김문수 19.9%, 이준석 7.7%를 기록했다. 한길리서치의 3자 구도 조사에서도 이재명은 46.3%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으며, 한덕수는 28.5%, 이준석은 6.4%였다. 김문수가 출마하는 또 다른 시나리오에서도 이재명은 44.8%, 김문수는 28.6%, 이준석은 6.3%였다.

즉, 보수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다소간의 변동은 있으나 이재명 후보가 항상 15%p 이상의 격차로 앞서 있는 상황이다. 이는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력과 함께, 보수 진영의 단일화 미완성 및 리더십 논란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두 조사는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KSOI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42.3%, 국민의힘 39.4%로 민주당이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한길리서치에서는 민주당 38.9%, 국민의힘 36.5%로 역시 비슷한 차이를 나타냈다. 주목할 점은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등 제3지대 정당들이 모두 2~4% 수준의 낮은 지지율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이는 거대 양당 체제가 여전히 견고함을 시사하며, 제3후보가 대세 판도를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다만 유권자들의 후보 적합도 및 정당에 대한 평가에서 보수 진영의 불안정성이 두드러졌다.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는 누가 되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0.6%가 김문수를 선택했으며, 한덕수는 23.3%에 그쳤다. 반면, 김문수에서 한덕수로 교체한 국민의힘의 결정에 대해서는 ‘잘못한 일’이라는 평가가 무려 73.1%에 달했다. 이는 내부 단일화 실패 또는 혼선이 외부에도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투표 의향층 역시 양 기관 모두 높은 수준으로 조사되었다. KSOI에서는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73.1%, 한길리서치는 동일한 수치였다. 이는 이번 조기 대선이 진영 간 결집도와 동원력이 매우 높은 선거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진보 성향 응답자의 투표 의향이 가장 강하게 나타났으며, 민주당 지지자들의 경우 ‘반드시 투표’ 의향이 83.4%에 달했다.

정치적 이념별 응답 분석에서도 이재명 후보는 진보층(86.1%, 한길리서치 기준), 중도층(51.0%), 심지어 일부 보수층(13.8%)에서까지 지지를 확보했다. 이는 현재 야권의 전략이 비교적 정돈되어 있는 반면, 여권의 전략 부재 또는 분열이 중도 유권자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방증한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권에서 이재명이 65.9%(한길 기준), 67.9%(KSOI 기준)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으며, 대구·경북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앞섰다. 수도권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우세한 결과가 확인된다. 이렇듯 지역별 대립 구도는 여전히 뚜렷하지만, 결정적 승부처로 부상하는 수도권과 중도 유권자층의 향배에 따라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상존한다.

한편, 이준석 후보는 6~7% 수준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일정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30 세대에서의 지지율은 타 후보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젊은층 유권자의 독립적 판단이 주요 변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의 지지 기반이 일정 이상 확장되지 않는 한 단일화의 대안이 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KSOI와 한길리서치의 여론조사는 공통적으로 이재명 후보의 안정적인 선두, 보수 진영의 단일화 논란, 중도층의 전략적 중요성을 확인시켜주었다. 특히 보수 후보 간 단일화가 실패하거나 혼란스러울 경우, 이재명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시사점을 준다. 향후 보수 진영이 단일화를 어떻게 풀어가느냐, 중도층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느냐가 선거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다. 선거일까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각 캠프는 빠른 전략 조정과 메시지 정비가 절실하다.

박혜신 기자 | aipen.hyes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