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8일, 대구광역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데이터산업진흥 및 이용촉진에 관한 기본법’에 따라 영남권 최초의 ‘데이터안심구역 지역거점’으로 지정됐다. 지정된 장소는 수성구 알파시티 내 스마트시티센터 6층으로, 경북대학교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이 운영을 맡는다. 대구시는 이를 통해 미개방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기업·연구자·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지역 데이터 생태계 구축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데이터가 곧 자산이 되는 시대, 공공과 민간이 보유한 고품질 데이터의 활용은 경제 및 사회 전반에 걸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열쇠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와 영업비밀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된 미개방 데이터의 경우, 그 활용에는 보안성 확보와 제도적 장치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시대적 과제 속에서 대구광역시가 영남권 최초로 확보한 ‘데이터안심구역 지역거점’ 지정은 지역균형 발전의 관점에서도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이번에 데이터안심구역으로 지정된 대구스마트시티센터 6층은 분석 전용 공간과 기술적 보안장비를 갖춘 첨단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분석실, 분석랩, 데이터반출실 등을 구비하고 있으며, 이 공간에서는 고수요·고품질 미개방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이 가능하다. 여기에는 대구시 생활안전 CCTV 영상, 교차로 교통 통계, 배달이용 정보 등 지역 특화 데이터를 비롯해 신용통계, 통신사 유동인구, 카드매출 정보 등 총 68종의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보유 데이터가 포함된다. 향후 170여 종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데이터안심구역은 ‘데이터산업법’ 제11조에 따라 물리적, 기술적, 관리적 보안요건을 갖춘 분석 전용공간으로, 과기정통부가 인증하는 제도다. 이러한 공간은 특히 민감한 미개방 데이터를 외부 유출 위험 없이 안전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지역 기업과 연구자들이 혁신적 서비스를 설계하고 고부가가치 모델을 발굴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대구시는 이 거점을 단순한 분석 공간이 아닌, 지역 데이터산업 육성의 구심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5월 중 공고될 ‘대구 데이터안심구역 이용 지원사업’을 통해 생활안전 CCTV 영상 등 수요가 높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역기업의 시제품 개발, 연구개발(R\&D)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실제로, 헬스케어 분야의 질환 예측 시스템이나 CCTV 기반 범죄예방 솔루션 등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이와 함께 대구시는 지역 내 데이터 수요자와 공급자가 자유롭게 연결될 수 있도록, 개방형 플랫폼과 연계한 활용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기업과 시민이 직접 분석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데이터를 제안할 수 있도록 유연한 운영 방식을 도입할 방침이다. 이는 데이터 정책에서 자칫 간과되기 쉬운 ‘시민참여’와 ‘현장연계성’을 실현하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번 지정은 단순한 인프라 확충을 넘어, 지역 내 데이터 관련 인재 양성,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공공서비스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수도권 중심으로 집중되어 있던 데이터안심구역이 영남권으로 확장된 것은 전국 단위의 균형 있는 데이터 생태계 조성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경북대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이 운영을 맡게 된 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이 기관은 ICT 융복합 연구와 스마트시티 기술 개발에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어, 이번 데이터안심구역의 기술적 안정성과 운영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대구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 간 협력 생태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데이터안심구역은 민감정보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데이터 활용을 포기하지 않고, 기술적·제도적 보완을 통해 신뢰 기반의 데이터 유통·분석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의미가 크다. 이는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대구의 데이터안심구역 지정은 지역균형 발전, 데이터 기반 혁신, 안전한 디지털 전환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인 함의를 담고 있다. 향후 지자체 주도의 ‘데이터 클러스터’ 조성과 연계된다면, 지역 내 산업·행정·복지 전반에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구조가 강화될 수 있다. 또한, 향후 데이터안심구역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데이터산업법’의 세부 지침이 보완되고, 지역 특화형 데이터 정책이 제도화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번 지정을 계기로 대구가 대한민국 데이터산업의 안전하고 신뢰받는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구, 영남권 첫 ‘데이터안심구역’ 지정…안전한 데이터 혁신의 전초기지 되다
서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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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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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개방 데이터 안전 활용 위한 첨단 보안 인프라 구축…기업·연구자·시민 위한 지역 데이터 생태계 거점으로
서대원 기자 | aipen.dwse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