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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남성 성폭력 피해자 상담환경 개선 요구

육태훈 기자 | 2025.06.19 | 조회 16

김주범 시의원, 남성 피해자 전담 체계 구축과 상담사 배치 필요성 제기

대구광역시의회 김주범 의원(국민의힘, 달서구6)은 2025년 6월 서면 시정질문을 통해 대구시의 남성 성폭력 피해자 상담환경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최근 남성 피해자 수의 지속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상담 비율이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성별에 관계없이 실질적 지원이 가능한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남성 전담 상담사 배치, 성인지적 피해자 보고 체계 마련, 인식 개선 홍보의 미비점을 언급하며 대구시의 구체적 대응책 마련을 요구했다.

남성에 대한 성폭력은 과거 여성 피해자 중심으로 형성된 사회적 인식과 제도 구조 속에서 상대적으로 조명되지 못한 영역이었다. 그러나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성범죄 피해자 가운데 남성은 6,536명으로 전체의 약 18.8%에 이르며, 이는 2019년 6.9% 대비 약 세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남성 피해자 비율은 해마다 상승하고 있으나, 실제 상담에 접근하는 비율은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대구해바라기센터의 상담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전체 상담 18,302건 중 남성 피해자 상담은 1,752건으로 9% 수준에 머무른다. 이는 피해율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치로, 남성 피해자의 상담 접근성이 제도적으로 제약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김주범 의원은 현재의 성폭력 상담체계가 여성 피해자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남성 피해자가 심리적, 제도적 한계로 인해 피해 사실을 외부에 드러내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남성 피해자는 사회적 낙인과 편견 때문에 일반적인 상담 시스템에 진입하기조차 어렵다고 설명하며, 이들의 심리적 특성과 사회적 조건을 고려한 전담 상담사 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단순한 인력 배치에 그치지 않고, 성별에 기반한 맞춤형 피해자 보고 체계 구축과 남성 성폭력 피해자 전용 보호시설 확충, 성폭력 상담 참여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정보 홍보 강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폭력 대응 체계의 포괄성과 성인지 감수성 강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여성 중심적 지원 시스템을 성별 중립적이면서도 맞춤형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이 있다. 특히 피해자 유형별 심리적 회복 단계와 접근 방식이 상이하다는 점에서 상담사 성별 다양성과 전문성 확보는 실질적인 상담 효과와도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국내 타 광역자치단체에서는 이미 남성 피해자 전담 창구 운영 또는 민간 상담기관과의 협업 사례가 일부 존재하며, 이러한 정책을 참고해 대구시도 구체적 실행 계획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주범 의원의 이번 서면질문은 단순한 문제 제기 수준을 넘어, 향후 대구시 성폭력 상담체계 전반에 대한 구조적 재검토를 촉구하는 정책적 발언으로 해석된다. 향후 대구시가 남성 피해자 전담 상담사 배치 계획과 함께 관련 조례 제정 또는 개정 등 제도적 장치를 병행할 경우, 지방의회 차원의 입법적 논의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성별에 관계없는 피해자 보호라는 원칙 아래, 실질적인 상담 접근성 보장과 제도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타 지자체에도 유의미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의 질의가 단발적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후속 입법과 예산 확보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육태훈 기자 | thhj015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