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AI PEN

대구시, 경증치매 돌봄체계 전면 개편… ‘기억학교’ 예방 중심 ‘기억돌봄학교’로 전환

서대원 기자 | 2026.02.10 | 조회 8

통합돌봄법 시행 앞두고 인지재활 특화기관 재정립… 대상 확대·ICT 기반 돌봄 도입

출처: 대구광역시청

출처: 대구광역시청

대구광역시는 2026년 3월 시행 예정인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증치매노인을 대상으로 운영해 온 ‘기억학교’ 사업을 전면 개선하고, 예방 중심의 ‘기억돌봄학교’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경증치매 초기 단계부터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고, 어르신이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명칭 변경뿐 아니라 기능 재정립, 서비스 대상 확대, 이용 기간 조정, ICT 기반 돌봄 서비스 도입 등 구조적 개선이 추진된다.

대구시는 고령화 심화와 치매 유병률 증가에 따라 기존의 사후 관리 중심 치매정책만으로는 지역사회 돌봄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왔다. 특히 경증치매 단계에서 적절한 인지재활과 예방적 개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중증으로의 이행 속도가 빨라지고 가족 돌봄 부담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점이 정책적 과제로 제기돼 왔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대구시는 기존 ‘기억학교’가 단순 주간보호 기능에 머물러 있다는 한계를 인식하고, 예방 중심 치매돌봄 서비스로의 전환을 추진하게 됐다. 이는 치매 초기부터 지역사회 기반의 지속 가능한 돌봄 체계를 구축하려는 정책 방향과 맞닿아 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기억학교’를 ‘기억돌봄학교’로 명칭을 변경하고, 기관의 정체성을 인지·정서·사회 기능 유지를 목표로 하는 예방적 인지재활 특화기관으로 재정립하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신체, 인지, 정서, 사회, 여가 등 5대 영역에 걸친 표준 프로그램이 도입되며, AI 기반 전산인지 프로그램을 활용해 서비스의 전문성과 효과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 돌봄 제공을 넘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인지 기능 유지와 악화 방지를 정책 목표로 삼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용 대상 역시 대폭 확대된다. 기존에는 장기요양등급을 받지 못한 경증치매노인이 주 대상이었으나, 앞으로는 장기요양 인지지원등급자, 통합돌봄 판정 대상자, 65세 미만 초로기치매 환자까지 포함된다. 이를 통해 치매 초기 단계에서 제도권 돌봄 서비스 접근이 어려웠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보다 폭넓은 계층이 예방적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인지지원등급자의 경우 주간보호서비스와 기억돌봄학교 중 본인의 건강 상태와 가정환경에 맞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이용자 선택권을 강화한다.

이용 기간 조정도 중요한 변화다. 기존의 제한적 이용 구조에서 벗어나 최대 3년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하되, 기존 이용자에 대해서는 돌봄이 갑작스럽게 중단되지 않도록 유예기간과 경과조치를 병행 적용한다. 이는 제도 개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서비스 단절을 최소화하고, 정책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가족 돌봄 부담 완화를 위한 신규 서비스 도입도 병행된다. 장기요양이나 통합돌봄 신청 이후 판정이 완료되기 전까지 발생하는 돌봄 공백을 지원하는 ‘틈새돌봄’ 서비스가 도입되며, 이용 종료 후에도 3개월간 사후관리를 제공해 급격한 돌봄 공백을 방지한다. 또한 건강상태, 식사, 투약 정보 등을 보호자에게 제공하는 ICT 기반 안심 앱을 도입해 이용자의 안전을 강화하고 보호자의 정서적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대기자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 접근성과 효율성을 높인다.

재정적 측면에서는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용료를 현실화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을 서비스 질 개선과 운영 내실화에 재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표준 운영 매뉴얼과 성과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기관 운영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한다. 이는 단기적 복지 확대를 넘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치매돌봄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평가된다.

대구시의 기억돌봄학교 전환은 통합돌봄법 시행을 앞두고 지방정부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돌봄 체계를 재편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경증치매 단계에서 예방 중심의 인지재활과 지역사회 기반 돌봄을 강화함으로써, 중증화 예방과 가족 돌봄 부담 완화라는 이중의 정책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접근이다. 향후 제도 시행 과정에서 현장 운영 안정성과 이용자 접근성이 어떻게 확보되는지가 성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러한 정책 실험이 향후 국가 차원의 치매돌봄 정책과 통합돌봄 제도 설계에 어떤 시사점을 제공할지 주목된다.

서대원 기자 | aipen.dwse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