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AI PEN

대구소방, 전국 화재조사 학술대회 우수상…콘크리트 표면 분석의 새 기법 제시

서대원 기자 | 2025.11.19 | 조회 59

아파트 화재 재현실험 기반의 과학적 분석으로 발화지점 추정의 정밀성을 높인 연구 성과

출처: 대구광역시청

출처: 대구광역시청

대구소방안전본부가 2025년 11월 18일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열린 ‘제16회 전국 화재조사 학술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대회는 소방청이 주관하고 전국 19개 시·도 소방본부가 참여해 첨단 화재조사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행사로, 대구소방은 아파트 재현실험을 통한 콘크리트 표면 특성 분석 연구를 발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해당 연구는 실제 재건축 현장을 기반으로 화재 환경을 재현하고, 열 영향에 따른 콘크리트 표면 변화와 반발경도 활용 가능성을 분석해 발화지점 추정의 과학적 정밀도를 높일 수 있는 실증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전국 화재조사 학술대회는 해마다 시·도 소방본부가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과학적 조사 역량을 강화하는 장으로 운영돼 왔다. 올해 대회 역시 전국에서 150여 명의 화재조사관이 참석해 연구 논문 발표와 토론이 이루어졌으며, 1차 심사를 통과한 9개 시·도의 연구가 본선에서 발표됐다. 화재 원인 규명과 조사 기법의 과학화가 강조되는 환경에서, 각 시·도 소방본부는 재난 대응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분석 모델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대구소방안전본부가 발표한 연구는 아파트 화재 재현실험을 활용해 콘크리트 표면의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한 점에서 평가위원단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연구진은 재건축 진행 중인 아파트 구조를 실제 환경과 유사한 조건으로 설정해 열 영향에 따른 콘크리트 표면 변화를 계량적으로 분석했다. 이 분석을 통해 화재 현장에서 콘크리트의 반발경도를 측정하면 열이 집중된 구간을 식별할 수 있으며, 이는 곧 발화지점 추정의 새로운 단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반발경도는 기존에도 콘크리트의 구조적 건전성 평가에 활용된 바 있으나, 화재조사 맥락에서 이를 새로운 감식 기법으로 확장한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로 평가된다.

도시 밀집 지역의 아파트 화재는 구조적 복잡성과 열전달 방식의 다양성 때문에 발화지점 추정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내부 가구가 전소되거나 열로 인해 구조물이 손상된 경우에는 기존 조사 방식만으로는 발화 패턴을 정확히 분석하기 어려운 한계가 존재한다. 대구소방의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화재의 열 영향을 구조적 지표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진은 콘크리트 표면의 색 변화, 균열 양상, 표면 박락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고, 반발경도 측정 결과와 연계해 발화지점과 열 집중 구역의 상관성을 도출했다. 이는 화재조사관들이 기존 조사법과 병행해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판단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다층 구조물이 많은 국내 주거 환경에서 응용 가능성이 크다.

이번 연구의 발표 과정에서도 첨단 조사기법 적용을 위한 체계적 실험 설계, 계측 데이터의 분석 방법, 발화지점 추정 과정의 논리적 근거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면서 심사위원단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연구진이 재현실험 기반의 실증적 접근을 택한 이유는 실제 화재 현장의 복잡성을 최대한 재현해 자료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대회에서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화재조사 과학화 흐름과 잘 부합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이번 성과를 통해 화재조사 분야에서 지역 소방조직의 연구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엄준욱 소방안전본부장은 학술대회를 계기로 축적된 연구 성과를 조사 실무에 지속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히며, 과학적 조사기법의 발전이 국민 안전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향후 다양한 화재 유형에 대응한 조사기법 개발을 위해 실험 기반 연구를 확대하고, 다른 시·도 본부와의 연구협력도 강화할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소방의 이번 수상은 과학적 화재조사 체계 확립에 중요한 계기가 된다. 콘크리트 반발경도 활용과 같은 실증적 분석 기법은 향후 화재조사 표준안 마련 과정에서도 참고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재현실험 기반의 연구가 추가적으로 축적될 경우, 발화지점 추정 기법이 더욱 정교해져 현장조사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소방청 역시 시·도 본부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화재 원인 규명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지침 개정이나 기법 표준화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향후 자체 연구 인프라를 강화하고, 조사관들의 전문교육을 확대해 화재조사 역량을 한층 더 고도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대원 기자 | aipen.dwse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