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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특별법 발의로 통합 본격화…행정체제 개편의 신호탄

육태훈 기자 | 2026.01.30 | 조회 23

대구경북특별시 설치 특별법 국회 발의…지방정부 권한 구조 전환 시도

출처: 대구광역시청

출처: 대구광역시청

2026년 1월 30일,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위한 「대구경북특별시 설치 및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이 국회에 발의되면서, 지방정부 권한 재편을 위한 입법 절차가 본격화되었다. 이 법안은 구자근 의원(국민의힘, 경북 구미)을 포함한 지역 국회의원 24명이 공동 발의에 참여하였으며, 민선9기 대구경북특별시 출범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시도다. 지방소멸 위기와 수도권 일극 집중 현상을 극복하고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지방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구조 개편으로, 관련 특별법은 총 7편 17장 18절 335개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구와 경북은 1981년 행정구역 분리 이후 독자적인 광역자치단체로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지역 소멸 위험이 고조되고 수도권과의 격차가 심화되면서 2019년부터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었다. 대구와 경북은 전국 최초로 광역자치단체 간 통합 논의를 시작했으며, 공론화 과정과 시도의회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이번 법안 발의에 이르게 되었다. 이번 법안은 단순한 행정구역 통합을 넘어, 지방정부 권한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행정체제 개편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법안의 핵심은 ‘대구경북특별시’라는 새로운 광역행정단위의 설치다. 명칭부터 기존의 ‘광역시’ 또는 ‘도’ 개념을 뛰어넘어 특별시로 지정함으로써, 수도권 중심 행정체제에 대응하는 제2의 국가성장축을 형성하고자 한다. 법안은 총 7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별시의 설치 및 운영 ▲자치권 강화 ▲교육자치 실현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 조성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은 특히 ‘자치권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단순한 행정구역 통합이 아닌, 주민의 참여 확대와 자율성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법률에 명시하였다. 예를 들어, 통합 이후에도 각 기초지자체의 고유한 권한을 존중하고, 시군구 주민들이 행정구역 개편에 따른 피해를 입지 않도록 자치입법권과 재정권, 조직권을 최대한 부여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교육자치 영역에 있어서도 지역별 교육감 선출 유지, 지역 교육위원회 권한 보장 등을 통해 중앙집권화를 방지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또한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 조성을 위한 비전은 법안의 상징적 핵심 중 하나다. 대구경북 지역을 AI, 로봇, 미래모빌리티, 항공, 방위산업 등 미래 전략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해 수도권과 대등한 국가 발전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5극 3특 성장엔진’과 연계한 권역별 산업 재편 구상도 병행될 예정이다. 특별법은 이러한 비전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재정적·행정적 인센티브를 중앙정부로부터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행정통합 논의는 단일한 지지 기반 위에만 서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 내 일부 주민들은 통합 이후 행정 서비스의 질 저하, 지자체 간 예산 불균형, 지역 정체성 훼손 등의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행정통합추진단은 시도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법률 제정 과정에 이를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대구시와 경북도는 이번 특별법이 정쟁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발전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한 협치 모델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이 법안에 대한 입장이 분분하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대구경북의 모든 지역이 균형발전 되고 자치권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시도민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는 통합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밝혔으며, 이인선 국민의힘 대구시당 위원장은 “지역 맞춤형 특례와 자치권한 확대, 충분한 재정 지원이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발의자인 구자근 의원 역시 “이 법안은 단순한 행정구역 통합 법안이 아니라, 국가 행정체제 개편 프로젝트”라며 법안의 상징성과 전략적 중요성을 부각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은 단순한 지역개편을 넘어 지방자치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려는 입법 시도다. 이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될 경우, 대구경북특별시는 민선9기 내에 출범하게 되며, 이는 지방정부 권한구조의 일대 전환을 상징하는 사례가 될 것이다. 앞으로 국회 상임위원회 심의와 공청회, 본회의 표결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며, 여야 간 이견 조율과 시도민의 의견 수렴 과정이 향후 법안 통과의 성패를 가를 열쇠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합 이후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통합으로 인한 권한과 재정의 재배분이 형평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번 법안이 행정통합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향후 국회의 역할과 정부의 지원, 그리고 지역사회의 공감대 형성에 달려 있다.

육태훈 기자 | thhj015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