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수 덕성여대 교수와 이한수 아주대 교수는 최근 공동 연구를 통해 병역제도(모병제 vs 징병제)에 대한 유권자의 정책 선호가 정당 지지 성향과 군 복무에 대한 이익 인식에 따라 뚜렷하게 구분된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2021년 한국갤럽 데이터를 토대로 회귀분석을 실시했으며, MZ세대의 경우 군 복무가 삶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할수록 징병제를 선호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모병제를 강하게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병역제도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정치적 당파성과 세대별 이익 인식이 정책 설계에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대한민국 병역제도는 징병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병역 자원 감소와 군 조직 효율성 문제 등으로 인해 모병제 전환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어 왔다. 특히 2037년에는 병역 대상 인원이 20만 명 이하로 감소할 것이라는 통계청의 전망이 제기되면서, 국회와 정부 내에서 대체 병역제 논의가 활발해지는 추세다. 이러한 맥락에서 박 교수와 이 교수의 연구는 정책적 논쟁이 유권자 층위에서는 어떠한 태도 분화로 나타나는지를 실증적으로 규명하고자 했다.
연구는 한국갤럽이 2021년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자료(N=1,000)를 기반으로, 이념 성향, 세대(연령대), 정당 지지, 군 복무에 대한 인식(도움 여부), 사회적 지위 등 다양한 변수와 병역제 선호 간 관계를 다변량 회귀 분석을 통해 도출하였다. 분석 결과, 병역제도 선호에는 다음과 같은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첫째, 당파성이 병역제 선호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구체적으로는 국민의힘 지지층은 징병제를 지지하는 경향이 뚜렷했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상대적으로 모병제를 선호했다. 이는 병역제 이슈가 정당 간 정책적 입장 차이와 함께, 지지층 내 이념 정체성과 연동되어 구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군 복무가 개인의 삶에 도움이 된다’는 이익 인식 또한 병역제 선택에 유의미한 변수로 작용했다. 군 복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유권자는 징병제를, 그렇지 않은 유권자는 모병제를 지지하는 확률이 높았다. 특히 이 변수는 40세 미만의 MZ세대에게서 그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MZ세대 응답자의 경우, 군 복무가 삶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할 경우 모병제 지지 확률은 86%에 달했으며, 반대로 ‘매우 도움이 된다’는 응답자 중 다수는 징병제를 선택했다.
셋째, 연구팀이 사전 가설로 설정했던 이념 성향과 세대 자체는 독립적인 설명 변수로서 병역제 선호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진보-보수’ 구도나 단순한 세대 구분만으로는 병역제 태도를 설명하기 어려우며, 이는 병역제도가 보다 복합적·다차원적 쟁점임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병역제도 선호가 단순히 이념이나 세대 구분이 아닌, 정당 지지와 이익 인식이라는 구체적 기준에 따라 형성된다는 점을 통계적으로 입증함으로써 병역제 개편에 대한 향후 정치권의 입법 논의 방향에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청년층이 체감하는 군 복무의 효용성과 공정성 문제가 병역제 선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단순한 제도 변경이 아닌 군 조직 운영 전반의 혁신과 초당적 협의 구조 마련이 향후 병역제도 논의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국회 차원의 병역제 관련 공청회나 특별위원회 구성을 통한 제도 검토가 본격화될 경우, 본 연구의 실증 결과는 핵심 논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논문: https://doi.org/10.30992/KPSR.2023.03.22.1.5
유튜브:
https://youtu.be/SYfxF5Pvp-M
당파성과 이익 인식이 병역제 선호 갈린다…MZ세대 ‘군 복무 효용’에 민감
엄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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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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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병제·징병제에 대한 유권자 태도 분석…이념보다 정당 지지와 개인적 이익이 핵심 변수

출처: 한국정당학회보
엄기홍 기자 | theaipen.officia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