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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균형성장 전략의 현장, ‘2025 지방시대 엑스포’에서 드러난 대구의 미래 구상

육태훈 기자 | 2025.11.17 | 조회 33

대구·경북 공동전시관과 AI로봇 혁신특구 비전을 중심으로 본 지역균형발전의 새로운 방향

국가균형성장 전략의 현장, ‘2025 지방시대 엑스포’에서 드러난 대구의 미래 구상
대구광역시는 2025년 11월 19일부터 21일까지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2025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에서 대구·경북 공동전시관을 운영하며 지역 미래 전략과 초광역 협력 구상을 제시한다. 이번 엑스포는 지방시대위원회와 행정안전부 등 중앙 부처가 주최하고, 전국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균형발전 정책 박람회로 마련됐다. 대구시는 ‘AI로봇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 이후 첫 대규모 대외 홍보 무대라는 점에서 지역의 신성장 산업과 초광역 SOC 구상, 미래 모빌리티·헬스케어 등 전략산업을 입체적으로 알리는 데 집중한다.

2025년 엑스포의 핵심 주제는 ‘K-BALANCE 2025’로, 자치분권과 균형성장을 국가적 어젠다로 삼아 각 지역의 혁신 사례와 미래 발전 전략을 공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엑스포는 기념식, 전시관 운영, 컨퍼런스, 국민참여행사 등으로 구성되며 중앙·지방 공무원, 정책전문가, 지역기업, 혁신가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해 정책 교류와 지역 혁신 성과를 공유하는 장으로 운영된다.

대구와 경북은 이번 행사에서 공동 전시주제로 ‘자연과 공존하는 미래, 오이소! 대구·경북!!’을 선정하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통합 개방형 공동전시관을 설치한다. 전시관은 대구·경북의 상생·번영을 형상화한 개방형 구조로 설계되고, 반원형 캐노피를 통해 두 지역 간 포용과 연결의 이미지를 강조한다.

공동전시관에서 핵심적으로 소개되는 내용은 △초광역 SOC △미래전략산업 △문화·관광 등 대구·경북이 함께 추진 중인 3대 협력 분야다. SOC 분야에서는 신공항, 순환철도망, 영일만항 등 초광역 기반시설이 제시되며, 이는 대구·경북을 하나의 생활권·경제권으로 재편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서 기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전략산업 분야에서는 AI로봇, 미래 모빌리티, 반도체, 헬스케어 등 지역이 중점 육성 중인 산업이 LED 전광판 등을 통해 실감형 콘텐츠로 구성된다.

특히 대구시는 올해 5월 국내 최초로 지정된 ‘AI로봇 글로벌 혁신특구’를 전시관의 중심 주제로 배치했다. 대구는 ‘내일을 여는 도시, AI로봇 수도 대구!’라는 콘셉트 아래 AI 로봇 산업 육성 전략과 혁신특구 내 유치 산업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경북대학교는 AI 기반 지형 적응 보행 제어 기술을 탑재한 4족 보행 로봇을 전시하며, 지역 기업 영현로보틱스는 국내 최초의 자율주행 기반 물류 로봇(AMR)과 차세대 헬스케어 로봇을 공개한다. 이 로봇들은 관람객 체험을 중심으로 구성돼 실시간 인터랙션 방식을 통해 지역 기술력을 체감하게 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문화·관광 분야에서는 POST APEC 전략과 5韓 국제 브랜드화 사업 등이 소개되며, 대구·경북의 자연·야경·시네마틱 콘텐츠 등 문화관광 자원을 하나의 브랜드로 묶어 홍보하는 형식이 강조된다. 이러한 구성은 지역의 산업·관광 경쟁력을 실물 중심·체험 중심의 콘텐츠로 전환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행사 전체 운영 측면에서 2025년 엑스포는 기념식을 포함하여 컨퍼런스, 정책 세션, 주민참여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특히 균형성장 세션, 자치분권 세션, 지역활성화 세션 등은 지역 정책 간 비교와 협력 사례를 통해 향후 중앙·지방 간 정책 조정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자리로 활용된다. 아울러 ‘팔도미식회’, ‘시·도 굿즈 전시’, ‘산업·관광 투어’ 등 개방형 부대행사는 지역 주민과 방문객의 참여도를 높이고 지역 간 상호 교류를 촉진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다만 이러한 전시·홍보 중심 행사 구성이 실제 지역 혁신 생태계 조성과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정책과의 연계, 지역 기업의 성장 생태계 구축, 대학·지자체·기업 간 실질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제기된다. 대구와 경북이 제시한 초광역 협력 모델은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사례로서 의미가 있지만, 이를 구체적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과 재정 지원, 민간 참여 확대가 핵심 과제로 남는다.

행정안전부와 지방시대위원회가 주최하는 이번 박람회는 균형발전 정책의 효과성과 각 지자체의 실질적 성과를 점검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자체 간 경쟁적 홍보의 장으로 기능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단순한 모형·전시 중심의 접근을 넘어 지역 혁신이 어떻게 국가 성장으로 연결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실증적 자료의 제시가 요구된다. 특히 AI로봇 혁신특구, 초광역 SOC, 미래 모빌리티 산업 등은 장기적 전략이 필요한 분야로, 구체적 예산 확보와 규제 개선 등 후속 과제의 이행 여부가 지역 성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구광역시장 권한대행은 “지역발전이 곧 국가 성장으로 이어지는 지방시대에, 이번 엑스포는 대구·경북의 미래 비전을 선보일 중요한 기회”라고 밝히며 정부 국정과제와 지역 공약의 긴밀한 연계를 강조했다. 이러한 메시지는 지방시대 정책이 단순한 지역 균형의 개념을 넘어 국가적 성장 동력의 핵심 기제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 지방시대 엑스포에서 대구와 경북이 제시한 공동 비전과 산업 전략은 초광역 협력 시대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신호로 평가된다. 그러나 전시관 중심의 상징적 성과를 넘어 실질적인 지역 혁신과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국정과제와의 체계적 연계, 규제 개선, 재정지원 확보, 지역 기업의 스케일업을 위한 생태계 조성 등이 필수적이다. AI로봇 혁신특구 지정 이후 첫 공식 무대라는 점에서 대구의 향후 정책 추진력과 산업 집적 전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엑스포 종료 이후에는 제시된 초광역 사업의 이행 계획, 산업 전략의 후속 절차, 관련 법·제도의 정비 여부가 정책 성과를 가를 초기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육태훈 기자 | thhj015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