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2025년 10월 20일부터 24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5회 국제경찰청장회의(IPS)를 통해 전 세계 30여 개국 및 국제기구 경찰 대표단과 함께 초국경범죄 생태계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협력방안을 논의하였다. 회의 기간 중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캄보디아 등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구체적 공조 방안도 마련하였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초국경범죄는 그 수법과 범위가 더욱 정교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사이버 공간을 매개로 한 보이스피싱, 온라인 스캠, 마약 유통, 디지털 사기 등이 조직적 네트워크를 통해 국경을 초월하며 전 세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대한민국 경찰청은 국제사회와 함께 실질적 치안 연대를 위한 다자간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경찰청은 10월 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서울에서 “초국경범죄 생태계 대응을 위한 글로벌 연대”를 주제로 제5회 국제경찰청장회의(IPS)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중국, 일본, 캄보디아 등 30여 개국 경찰청장 및 대표단과 인터폴, 유로폴, 아세아나폴 등 국제기구가 참여하였다. 이번 회의는 보이스피싱, 마약, 사이버 사기 등 초국경범죄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체계 구축을 핵심 의제로 삼았다.
회의에서는 기술혁신과 범죄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치안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AI 기반 미래 치안 전략 △해외 법집행력 향상을 위한 경찰 역량 국제 표준화 △글로벌 치안 거버넌스 체계 구축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었다. 이는 단순 정보 교환을 넘어서 공동작전, 대응 표준화, 기술협력까지 포괄하는 치안 연대를 지향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특히 경찰청은 21일 열리는 연석 회의에서 전 세계 경찰 대표단과 함께 공동선언문을 채택하였다. 이 선언문은 보이스피싱과 AI 사기 등 신종 초국경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보 공유, 공동작전, 역량 강화, 민관 협력, 신기술 감시, 법제도 정비, 전략적 대화 제도화 등 7개 항목을 구체적 협력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선언문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참가국 간 공동 행동의 의지를 명확히 하는 문서로 기능한다.
선언문에서 특히 강조된 항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보안 채널을 통한 실시간 범죄 정보 공유 활성화. 둘째, 인터폴을 통한 공동작전 참여 및 태스크포스 구성. 셋째, 사이버수사·AI 기반 수사기법·디지털 포렌식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가 교류. 넷째, 통신사·금융기관 등 민간과의 협업 확대를 통한 범죄수익 추적. 다섯째, AI·가상자산 등의 악용 방지를 위한 기술 감시체계 확립. 여섯째, 형사사법공조 절차 간소화를 위한 국내법 정비. 일곱째, 국제회의를 통한 정기적 전략대화 시스템 구축이다.
회의 기간 동안의 양자회담도 주목을 받았다. 캄보디아 경찰청 차장과의 회담에서는 스캠 단지 범죄와 관련된 사안이 집중 논의되었으며, 코리안데스크 설치 등 재외국민 보호 방안이 구체적으로 협의되었다. 특히 스캠 범죄는 최근 한국인을 표적으로 삼는 국제조직 범죄로 주목받고 있어, 경찰청이 중심이 되어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었다.
23일에는 인터폴, 아세아나폴, 캄보디아, 태국 등 아시아·태평양 9개국이 참여하는 ‘국제공조협의체(International Investigative Cooperation Alliance)’가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해당 협의체는 단순 정보교환을 넘어 공동수사, 피해자 구조, 범죄 수익 환수 등 실질적 대응 기능을 포함하는 새로운 국제 수사협력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경찰청은 이번 회의를 통해 ‘행동하는 치안 연대’라는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번 공동선언문은 말이 아닌 실천으로, 선언이 아닌 행동으로 연결되는 국제 협력의 출발점”이라며 “대한민국 경찰은 책임 있는 주권 행사 기반 위에 각국과 손잡고 세계 시민의 안전을 위해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5회 국제경찰청장회의는 대한민국이 국제 치안협력의 중심 국가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초국경범죄 대응에 있어 선언적 외교에서 실질적 공조로의 전환을 제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경찰청은 인터폴 등 국제기구와 협업해 구체적인 공동작전 사례를 만들어갈 예정이며, 아세안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 역시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또한 회의 결과물로 채택된 공동선언문은 향후 국제적 법집행협력 표준 마련과 신흥 범죄 대응 전략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국제공조협의체의 정례화 및 국내 법·제도 정비와의 연계 여부는 향후 정책 이행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에서의 치안 책임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향후 실행 과제의 진척 여부가 주목된다.
경찰청, 초국경범죄 대응 위해 30개국과 글로벌 치안 연대 선언
박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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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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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국제경찰청장회의서 공동선언문 채택… 스캠·보이스피싱·AI 범죄 공동대응 강조
박혜신 기자 | aipen.hyesin@gmail.com